[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에코프로그룹이 임직원들의 성과급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보상 제도를 도입한다. 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인재 확보 고민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의 과실을 나눠 유출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1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지급할 예정인데 보상방식으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 아닌 RSU를 선택한 배경에 눈길을 끌고 있다. 

에코프로는 2025년 10월까지 3년에 걸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임직원에게 각각 156억원, 99억원 규모의 RSU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거래금액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이 지난 시점에 확정되는 만큼 실제 거래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

앞서 에코프로는 지난해 말 전 계열사의 임직원에게 평균 1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파격적 보상을 제시했던 것. 실제 에코프로의 지난해 매출액은 5조63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132억원으로 613%나 급증했다.

이번 RSU 지급 대상자는 2022년 9월 30일 재직자 기준 2706명이다. 에코프로 창업자인 이동채 전 회장이 당시 "퀀텀 점프로 불릴 만큼 회사가 최근 급성장한 원동력은 임직원들의 노력, 헌신, 열정이 절대적이었다"며 "모든 임직원이 주인 의식을 갖고, 회사와 직원의 동반 성장을 지속하고자 주식 보상을 결정했다"고 약속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에코프로 관계자도 "이번 RSU의 경우 지난해 전 직원에게 주식을 지급하기로 발표한 데 따른 임직원 성과보상 약속을 이행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에코프로그룹은 올해 안에 전 계열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RSU 지급 계약을 끝마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에코로지스틱스(1억원), 에코프로파트너스(6억원), 에코프로씨엔지(48억원), 에코프로에이피(13억원)는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은 에코프로이엠(59억원)에 RSU를 지급했다. 

에코프로그룹이 일반적 임직원 성과보상책인 스톡옵션 대신 RSU를 꺼내든 이유는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RSU는 특정 가격에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인 스톡옵션과 달리 직원이 특정 기간에 목표를 달성하면 주식으로 지급하는 보상체계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인재 유인책으로 RSU를 널리 활용하고 있는데 국내는 아직 생소하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RSU가 떠오른 이유는 우연성과 속도에 있다. 스톡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2년 이상 재임 또는 재직해야 한다. 주식을 받고 매매차익을 얻으려면 추가로 현금을 지출해야 한다. 만약 주가가 행사가격 밑으로 떨어지면 휴지조각이 된다. 반면 RSU는 부여 대상과 수량 제한이 없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도입할 수 있고, 주식을 수령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별도 금액을 지불할 필요도 없다. 각 회사의 상황에 맞게 조건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셈이다.

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기업들이 우수 임직원 보상차원에서 스톡옵션보다 유연성이 높은 RSU를 도입하는 추세"라며 "요즘 같은 약세장에선 스톡옵션 대신 RSU를 도입해야 주가 하락에 따른 리스크도 적고 임직원이 체감하는 보상강도가 더 높다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코프로그룹의 RSU는 계열사 임직원이 근로시간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에코프로 또는 에코프로비엠이 자기주식을 부여하고, 이후 계열사들이 그 주식가액을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에게 지급해 정산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