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코스닥 상장사 애니젠이 계속되는 소송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부 소액주주발 소송이 올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시장 일각에선 '법적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는 데 주목하며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해당 소들이 대부분 기각되고 있다며, 적절하게 대처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펩타이드 기반 신약 개발사 애니젠은 소액주주 강모씨가 신주발행유지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강 씨는 오는 8일로 예정돼 있는 애니젠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작년 10월에도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지난달 8일 기각되면서 이번에 다시 신주 '발행유지청구권'을 행사하게 됐다. 

업계에선 지난해 종결될 것으로 예상된 소액주주와의 분쟁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작년 5월부터 복수의 주주들이 잇따라 소송을 걸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다. 소액주주들은 경영진의 실책으로 수년간 적자경영이 이어지고 주가 또한 하락하면서 큰 피해를 보게 됐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2016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애니젠은 이듬해(2017년) 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후 매년 수십억원대 적자를 기록해 왔다. 작년 3분기에는 33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냈다. 실적이 지지부진 하면서 주가도 하락했다. 2017년 11월 장중 최고가 3만7550원을 찍기도 했던 회사 주가는 이후 하락세로 접어들어 작년 3월 최저가 651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년 5월 소액주주 손모씨 외 3인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새로운 사내이사 및 감사를 선임하는 안건이 골자다. 당시 김경남 감사 선임 건을 통과시키면서 경영진과 소액주주 간 갈등은 일단락 된 듯 보였다. 

분쟁의 불씨가 다시 지펴진 것은 같은해 9월이다. 애니젠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는 보통주 141만주, 신주발행가액은 1만2820원이다. 발행주식수는 전체 주식수의 23.7%, 할인율은 25%에 달한다. 소액주주 입장에선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 대량 신주발행이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지난해 10월 윤모씨 외 5명은 김재일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을 해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11월에는 김 대표 주관으로 임시주주총회를 열지 말아달라는 소송에 이어 주주명부열람등사허용 가처분 마저 냈다.

이같은 개인주주들의 연이은 소송전에도 애니젠은 표면적으로는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은 상태다. 지난달 법원이 해당 소들을 기각하거나 소액주주들이 자진해서 소를 취하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올 들어 1만4000원대를 회복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또한 주주들의 불만을 일부 사그라들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애니젠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와 관련된 소송은 지난해와 동일한 건으로 이미 한차례 법적으로 문제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며 "지난해부터 회사에 잇따라 소송이 들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기각이 됐으며 앞으로도 경영권과 경영활동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