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황지현 기자] 연초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들썩이고 있다. 다른 알트코인들이 시장의 관심 받았던 지난해와 상반된 모습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투자 접근성이 좋아지자 시장의 눈은 다음 타자인 이더리움으로 쏠리고 있다. 두 대장주에 올해 '호재'가 남아있는 만큼 이같은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가상자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과 반감기, 이더리움은 덴쿤 업데이트, 현물 ETF 신청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 비트코인, 내년 2억2500만원 돌파 전망

비트코인이 미국에서 현물 ETF가 통과되는 등 본격적으로 제도권에 편입되자 시장은 일제히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 직후 업비트 기준 약 6677만9000원까지 올랐다. 이는 잠잠했던 가상자산 시장에 활력을 불러들인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올해 4월 22일로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에도 이같은 기대감이 몰리고 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에 따른 공급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시기로, 3차례 반감기 때마다 가격이 상승했다.

나아가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이같은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이어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국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내년 중후반에 17만달러(약 2억2500만원)를 돌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TF에 대한 수요와 반감기를 이유로 들었다.

◆ 이더리움, 기술 발전에 사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은 이더리움으로도 이어졌다. 올해 덴쿤 업그레이드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기술 업그레이드는 업계에서 주목받는 대표적인 호재다. 특히 이번 덴쿤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혔던 높은 거래 수수료와 확장성을 개선하는 목표로 진행된다.

그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투자 수요가 몰린 만큼, 낙수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 11일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고 오는 17일 덴쿤 업그레이드가 진행된다. 가상자산 시장을 향한 투자 심리가 이더리움에 집중될 수 있는 시기가 조성된 셈이다.

가상자산 운용사 ETC 그룹 연구 책임자인 안드레 드라고쉬는 "2024년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능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2023년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에 비해 상대적 저조한 실적을 냈는데 이같은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은 이더리움의 기술 발전과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으로서의 입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심사 일정은 오는 5월이다. 해당 펀드를 신청한 자산운용사는 총 7곳으로 ▲반에크 ▲아크인베스트·21셰어즈 ▲해시덱스 ▲그레이스케일 ▲인베스토·갤럭시디지털 ▲블랙록 ▲피델리티 등이다. 이 중 반에크 이더리움 ETF 최종 결정 기한이 오는 5월 23일(현지시간)으로 예정됐다.

◆ 현물 ETF 호재, 서로 다른 이슈 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호재를 살펴보면 공통으로 현물 ETF가 포함돼 있지만 화폐 가치를 살려주는 반감기와 기술적 가치를 높이는 업데이트로 나뉘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근본적인 차이에서 기반한다.

비트코인은 1세대 가상자산으로 거래·화폐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보다는 거래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희소성을 높여주는 반감기가 호재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특성은 '디지털 금'이라고 불리는 이유기도 하다. 

반면 이더리움은 2세대 가상자산으로 거래 역할을 포함하고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s)' 기능까지 탑재됐다. 단순히 결제와 송금만 가능한 비트코인과 달리 대출, 예금 등 복잡한 거래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가상자산이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고, 교환할 수 있는 도구 역할을 하기 때문에 '디지털 플랫폼'이라고 불린다. 이에 덴쿤 업데이트로 수혜를 받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