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OCI홀딩스가 화학소재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자회사를 OCI에 넘기면서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OCI의 신주 취득으로 지배력 강화는 물론, 보유 주식수가 늘어난 만큼 더 많은 배당금도 수취할 수 있게 된 까닭이다. 시장에선 OCI가 순이익의 30%를 배당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힌 만큼 자사주 소각 및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를 발표한 OCI홀딩스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OCI홀딩스는 이달 중 OCI에 ▲OCI 차이나 ▲OCI 재팬 ▲Philko Peroxide Corporation ▲오씨아이드림 ▲피앤오케미칼 등 국내외 5개 법인 지분을 넘길 예정이다. 해당 지분 거래가 끝나면 OCI홀딩스는 운영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되고, OCI는 화학소재 사업에서 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OCI홀딩스가 자회사를 정리해 지주사 전환 퍼즐을 완성하는데 그치지 않고, OCI에 대한 지배력을 끌어올렸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OCI는 자회사 지분 취득 대가로 현금 대신 신주 155만3806주를 OCI홀딩스에 배분했다. OCI 신주 취득 후 OCI홀딩스 지분율은 44.8%(402만6256주)로, 종전 33.3%(247만2450주) 대비 11.5%포인트 상승한다.

OCI에 대한 OCI홀딩스의 지배력이 확대되면서 수취하는 배당금도 늘어날 전망이다. OCI는 순이익의 최소 30%를 주주들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2022년 OCI 순이익(1310억원)을 기준으로 배당성향이 30%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총배당금은 393억원이고, 이중 OCI홀딩스가 수취하는 몫은 176억원 가량이다. 지주사(OCI홀딩스) 출범 전인 OCI 시절 계열사에서 수취했던 배당금 총액이 34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향후 OCI홀딩스의 곳간을 채우는데 적잖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OCI그룹의 경영은 이우현 회장이 도맡고 있지만, 실질적인 주인은 삼촌들이다. 현재 OCI홀딩스 최대주주는 둘째 작은 아버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7.41%)이며, 다음으로 첫째 작은 아버지인 이복영 SGC 회장(7.37%)이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이우현 회장(6.55%)은 3대 주주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OCI에서 받는 배당금으로 OCI홀딩스의 배당을 확대하고, 이를 마중물 삼아 우호세력을 확보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 한 관계자는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통합되고 나면 이우현 회장의 OCI홀딩스 지분율이 5.87%로 낮아진다"며 "양사의 니즈가 부합해 통합되는 만큼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한미 오너 일가(송영숙 회장, 임주현 사장)의 지분율이 10.37%에 달하는 만큼 이 회장 입장에선 13.25%를 쥐게 되는 삼촌들과의 연대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OCI는 이차전지 소재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단행했는데, 조만간 결실이 가시화 된다. 구체적으로 포스코퓨처엠과 지분을 공동 투자한 피앤오케미칼이 음극재 코팅제를 올해부터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아울러 카본 케미칼 부문은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전도성 카본블랙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외 삼성전자 미국 공장에 납품하기로 한 반도체용 인산은 수주 확대가 예상됨에 따라 올해 추가 증설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