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롯데케미칼이 2025년 상반기 완공 목표로 인도네시아 초대형 석유화학단지 'LINE(LOTTE Indonesia New Ethylen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가격경쟁력 앞세워 현지 범용 석유화학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시장대응력을 높여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는 점은 강점으로 꼽히는 반면, 중국발 공급과잉이 심화하고 있어 범용제품 증설이 자칫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중국의 석유화학 기초소재 자급률 및 인건비 상승 영향으로 철수를 결정했다. 중국 에틸렌옥사이드(EO) 생산법인과 산화에틸렌유도체(EOA)를 생산하는 롯데케미칼자싱을 매각한 것. 치열한 가격경쟁에 중국발 공급과잉 악재까지 맞물리면서 사업구조 재편이 불가피했던 까닭이다. 

롯데케미칼이 중국 대신 눈을 돌린 곳은 인도네시아다. 지리적 이점과 노동력을 보유했으나 석유화학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석유화학 제품 수요의 50%를 수입으로 해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 수입물량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를 신시장으로 낙점하고 창립 이래 해외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인 라인프로젝트 추진을 결정했다.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 지역에 2025년 상반기까지 5조원(39억달러)을 투자해 초대형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대규모 화학단지가 조성되면 롯데케미칼은 연산 ▲에틸렌 100만톤 ▲프로필렌(PL) 52만톤 ▲폴리프로필렌(PP) 25만톤 ▲부타디엔(BD) 14만톤을 각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상업 가동으로 연 2조6000억원(20억6000만달러)에 달하는 매출고를 올릴 것이란 게 회사 측의 전망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현지 범용 석유화학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 고부가 스페셜티 매출 비중을 36%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국의 가격 공세가 지속되면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은 수익 내기가 점차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 예정인 에틸렌, PL 등은 모두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축적된 재고로 인해 공급과잉을 겪는 범용제품이다. 석유화학 업체들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상황에서 라인프로젝트는 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는 셈이다. 

라인프로젝트의 계획대로면 생산단지 완공까지 1년 반 정도 남았다. 문제는 석유화학 업황의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석유화학 업황이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회복 속도가 워낙 더디다 보니 하반기에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시 말해 롯데케미칼의 예상과 달리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라인프로젝트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라인프로젝트는 당초 계획대로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며 "석유화학 시황이 대략 2025~2026년 회복되면 수요 확대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