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삼성SDI가 올해 각형 배터리 'P6'를 신규 공급해 프리미엄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한편, 차세대 전지인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아울러 수요가 부진한 소형 전지 경우 e-스쿠터 등 성장성이 높은 소형 전기 모빌리티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박종선 삼성SDI 중대형 전지 전략 마케팅 부사장은 30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1월부터 P6의 미주 및 구주 고객향 양산을 개시할 예정"이라며 "1분기 매출 규모는 크지 않으나 2분기부터는 의미 있는 매출 기여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간으로는 각형 배터리 내에서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라며 "수익성 면에서도 본격 양산을 개시하는 2분기부터는 P5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며 자동차 전지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삼성SDI는 전고체 전지 양산 목표 시점이 3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올해는 대용량화 등 기반 기술을 갖추는 데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박 부사장은 "작년 4분기 S라인에서 생산한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고객에 출하했다"며 "고객이 해당 샘플의 기본 성능·수명 등에 대한 시험을 진행하면, 당사도 테스트 결과를 반영하면서 빠르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또한 "2030년 전고체 전지 시장 규모를 예상하기는 어려우나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시장을 창출하고 선도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삼성SDI는 배터리 소재 개발, 생산을 통한 수직계열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한 전자 재료 사업을 통해 만드는 전지 소재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함으로써 전지 부문과의 시너지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윤경호 삼성SDI 전자재료 전략 마케팅 상무는 "기존에 양산 중인 분리막 뿐 아니라 배터리 용량과 출력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양극재용 고전도성 CMP(Chemical Mechanical Polishing) 분산액을 개발하고 있다"며 "상반기 내 M-라인 구축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이어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전고체 배터리 핵심 기술의 블랙박스화, 공급망 관리(SCM)의 안정화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핵심 소재의 파일럿 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양산 준비에 돌입했다며서 "전지 소재 개발을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전지 사업부와의 시너지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 소형 전지 부문의 경우 주요 공급처인 전동 공구의 수요 부진에 대응해 마이크로 e-모빌리티 시장에서 고객을 발굴, 확대할 방침이다. 주력 제품인 원형 배터리는 코로나19 시기 전동 공구 판매량 급증으로 호황을 누렸으나, 팬데믹 종료 이후 고금리 기조와 주택 경기 부진으로 전동 공구 수요가 감소하면서 과거 같은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고 있다. 

조한제 삼성SDI 소형 전지 전략 마케팅 부사장은 "기존 제품의 비용 혁신을 추진하고 e-스쿠터 등 신규 애플리케이션(적용처)을 발굴하는 동시에 시장의 니즈에 맞는 전동 공구용, 전기차용 제품을 출시함으로써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향후 수요 급증이 예측되는 46파이 배터리 셀의 신규 수주로 실적을 개선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