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지난해 DB하이텍이 전방시장 침체 직격타를 맞았다. 스마트폰, PC 등을 제조하는 고객사에서 재고관리를 위해 주문을 대폭 줄인 영향이다. 지난 2022년 8인치(200mm) 웨이퍼 공정 파운드리 품귀 현상으로 호실적을 냈던 기저 효과도 반영됐다. 

DB하이텍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1조1578억원으로 전년대비 30.8% 줄어들었다고 5일 공시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663억원으로 전년대비 65.36%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말 대비 22.9%포인트 감소한 23%로 집계됐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전방수요 부진이다. DB하이텍의 주력 제품은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아날로그 반도체다. 대부분 스마트폰, IT기기 등 소비자향 제품에 탑재되는 제품이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서 관련 수요가 줄자 실적은 가파르게 떨어졌다. 

특히 2022년에는 코로나19로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며 차량용 전력반도체 공급난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과 평균판매단가(ASP)는 모두 이례적으로 상승했다. 기저효과로 지난해 실적 악화가 더 두드러져 보였다는 게 DB하이텍의 설명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전방산업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전년에 비해 실적이 다소 하락했다"며 "4분기 분기 매출은 중국 국경절 등 고객사 재고소진으로 일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DB하이텍은 이달 5~6일 서울 영등포구 모처에서 국내 기관투자자 대상 2023년 실적 기업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