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금리형 ETF(상장지수펀드)가 여유 자금을 단기간 맡겨두는 파킹형 상품으로서 인기를 끌고 있다. 투자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매일 이자수익도 받을 수 있는 금리형 ETF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5일 펀드평가사 에프엔가이드의 펀드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10여종의 금리형 ETF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금리형 ETF는 단기채권 등에 투자하면서 CD(양도성예금증서)나 KOFR(한국무위험지표금리), SOFR(미국무위험지표금리) 등을 추종하는 상품을 말한다.

CD금리는 CD가 발행될 때의 금리 및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리를 말한다. KOFR은 금융기관 사이의 단기 대출 거래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금리다. SOFR은 미국 국채를 담보로 하는 단기 대출 거래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금리다.

CD금리와 KOFR을 추종하는 ETF의 경우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적다. SOFR를 추종하는 ETF는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손실을 볼 수 있지만 역시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 상품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투자자는 CD금리나 KOFR, SOFR을 추종하는 ETF를 단 하루만 보유하고 있어도 일일 이자수익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최근 6개월 평균 수익률이 3%대까지 올라간 점도 장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금리형 ETF의 규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CD금리 투자KIS(합성) ETF' 설정액은 5일 기준 6조9003억원에 이른다. 전년동기 5조59억원과 비교해 1조원이상 규모가 커졌다.

삼성자산운용 'KODEX KOFR금리 액티브(합성) ETF' 설정액도 5일 기준 4조369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3조1472억원에서 역시 1조원 이상 돈이 몰렸다. 2023년 5월에 상장된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미국달러 SOFR금리 액티브(합성) ETF'의 경우 같은 기간 설정액이 495억원에서 1926억원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4년 들어서도 금리형 ETF의 인기는 한동안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처를 당장 결정하지 못한 대기 자금이 금리형 ETF로 향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 상장된 CD금리·KOFR·SOFR 추종 금리형 ETF 상품의 설정액은 5일 기준 전체 23조8179억원에 이른다. 연초 22조1710억원과 비교하면 1개월여 만에 1조원 이상 금리형 ETF로 자금이 몰렸다.

자산운용사들도 파킹형 ETF 신상품을 잇달아 내놓을 채비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6일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다른 CD금리 추종 ETF에 주로 쓰였던 CD 91일물 금리보다 높은 CD 1년물 금리를 추종하는 점이 특징이다.

KB자산운용도 1분기 상장을 목표로 금리형 ETF를 출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자산으로는 1월에 나온 에프엔가이드 'FnGuide CD금리투자' 지수를 채택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