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금호건설이 지난해 외형은 소폭 성장을 이뤄냈지만 이익률은 급감했다. 흑자기조는 가까스로 유지 중이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의 회복시점까지 신규수주도 신중한 움직임을 보여 향후 매출의 증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호건설은 지난해 실적의 잠정집계 결과, 매출 2조2176억원, 영업이익 218억원, 당기순익 8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61% 급감했다. 특히 순이익은 전년 208억원에 비해 무려 96% 줄었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건축 부문에서는 매출이 소폭 줄어들었지만 주택, 토목, 해외에서 모두 늘어나며 전체 매출 규모를 키웠다. 사업비중은 주택 매출이 1조1585억원로 전체의 52%를 차지한다. 토목은 5088억원, 건축도 4948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2%로 동일하다. 나머지는 해외 매출이 555억원으로 전체의 2% 수준이다.

매출의 증가세에 비해 이익률 관련 지표는 모두 뒷걸음질 쳤다. 우선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차감한 매출총이익은 지난해 97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1382억원) 대비 30%나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61%나 쪼그라들어 영업이익률 감소를 가져왔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2.7%에서 지난해 1%로 1.7%포인트(p)가 떨어졌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영업이익 감소 배경에 대해 "레미콘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영향을 끼쳤다"며 "공사비 증액 계약 지연으로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순이익은 2022년 208억원에서 지난해 8억원으로 무려 96% 감소했는데 각종 금융비용과 기타영업비용, 관계기업지분법손실 등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결과다. 영업이익이 줄어들었음에도 금융비용은 81억원, 기타영업비용은 82억원, 관계기업지분법손실은 70억원 등 전년 대비 영업외 지출 금액이 더욱 커졌다.

금호건설의 올해 실적 전망도 어둡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보수적인 수주전략을 취해 신규수주 물량이 많지 않아서다.

지난해 금호건설의 신규수주는 2조3201억원으로 2022년 2조9300억원 대비 6099억원이 줄었다. 특히 신규 수주를 공종별로 살펴보면 2022년은 주택이 1조3251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에는 주택이 7906억원으로 급격히 줄었다. 1년 사이 주택부문의 신규수주는 40%나 감소했다.

이에 배해 지난해 신규수주는 토목이 1조117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전년(7843억원) 대비 42%나 늘어난 규모다. 이는 주택경기의 침체로 금호건설이 공공기관서 발주한 토목 부문의 일감을 더욱 늘린 결과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발주물량 감소로 건축‧주택부문 신규수주가 줄어 전년대비 전체적인 신규수주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금호건설의 지난해 전체 수주잔고는 8조4577억원으로 전년(8조9263억원) 대비 5% 줄었다. 주택경기 침체로 인해 건축과 주택부문의 수주잔고가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호건설은 수주잔고 총량은 매출액 대비 4배 이상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인 사업 진행에는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