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신약개발 전문기업 노브메타파마가 코스닥 시장 이전상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공개(IPO) 무산에 스팩(SPAC·기업인수목적) 합병 상장으로 눈을 돌렸으나 좀처럼 상장 예비심사(예심)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예심 문턱을 넘더라도 합병 성사를 낙관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노브메타파마는 코스닥 상장 예정일을 당초 5월에서 7월로 연기했다. 지난해 7월 한국거래소에 청구한 스팩 합병 상장예심 승인이 지연된 영향이다. 회사는 SK증권8호스팩과 스팩 존속합병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 가액은 1만5940원, 합병 비율은 1대 7.9700000이다. 합병 후 예상 시가총액은 1885억원이다.

지난해 '파두사태' 이후 한국거래소의 심사 기조가 강화된 게 심사 지연 배경으로 지목된다. 보강서류 제출 등 후속 절차로 심사 기간이 길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바이오 기업의 경우 파이프라인 임상 단계·수익 창출 가능성 등 요건을 엄격하게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하이센스바이오, 피노바이오 등이 예심 지연으로 상장예심을 철회했다.

합병 일정이 미뤄지면서 노브메타파마의 숙원사업인 코스닥 상장도 안갯속에 빠졌다. 회사는 2015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한 뒤 수차례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했다. 2018년 4월 상장예심을 청구했으나 일부 보완을 위해 2019년 3월 철회했다. 같은 해 9월 재도전, 한 달 만에 승인을 받았고 2020년 2월 IPO 일정에 착수했다.

노브메타파마는 당시 최대 시가총액 3422억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모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기 어렵다고 판단,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2020년 하반기 공모 절차를 다시 진행했으나 결국 상장 도전을 접었다. 이후 IPO와 비교해 절차가 간소한 스팩 합병으로 눈을 돌렸음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노브메타파마의 이전상장 도전이 연거푸 무산되는 동안 몸값도 꾸준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는 지난 2018년 코넥스 상장 시가총액이 7000억원을 넘기도 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2200억원 수준이다. 코넥스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고점 대비 30%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이마저도 스팩 합병 과정에서 더욱 낮아질 수 있다.

재무건전성도 악화했다. 노브메타파마의 지난해 상반기 별도기준 매출은 36만원이다. 영업손실은 34억원, 순손실은 85억원이다. 누적 결손금은 669억원이다. 유상증자(70억원)와 기발행된 전환사채(CB)의 보통주 전환 청구로 자본잠식 상태는 벗어났으나 자력으로 현금을 창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노브메타파마가 합병 예심 승인을 받더라도 스팩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량기업과의 합병으로 투자차익을 노리는 주주로서는 노브메타파마의 경쟁력이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바이오 기업을 향한 투심이 차가운 점도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거래소가 바이오 기업의 상장예심 청구서를 꼼꼼하게 살펴봤지만, 최근에는 최소 임상 2상이 완료돼야 안정권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눈높이가 높아졌다"며 "합병 예심 승인을 받은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더라도 대내외 변수가 워낙 많은 상태여서 고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