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가전전쟁
신기술 나올 때마다 티격태격, 남은 건 흑역사
③ 브라운관 TV부터 냉장고·세탁기까지 '디스전'...소송도 불사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08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냉장고 비교광고

삼성전자(이하 삼성)와 LG전자(이하 LG)의 8K TV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두 회사의 길고 긴 '갈등의 역사'에도 이목이 쏠린다.  삼성과 LG의 갈등은 수십년간 계속됐다. 싸움의 중심은 TV였다. 흑백TV시절부터 지금까지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치열하게 경쟁했다. 때로는 진흙탕싸움도 불사했다.  


첫 갈등은 1990년대 초 '배불뚝이 TV'인 브라운관 TV가 등장했을 때였다. LG전자와 삼성전관(현 삼성SDI)은 브라운관 관련 특허 침해 문제로 소송전을 펼쳤다. 두 회사가 특허를 서로 공유하기로 하면서 소송은 일단락 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1990년대 말, 완전평면 TV가 등장하면서 다시 싸우기 시작했다. 두 회사는 '우리 제품이 진짜 평면TV'라며 서로의 제품을 폄하하곤 했다.


그 뒤로 한동안 잠잠했던 갈등은 2012년 재점화됐다. 삼성은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기술을 고의적으로 빼냈다는 혐의로 고소했고, LG는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 제품들이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비슷한 시기 싸움은 다른 백색가전에서 이어졌다. 삼성이 857L(용량) 냉장고를 출시하자마자 LG는 870L 냉장고를 출시했다. 이에 삼성은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내용의 동영상 광고를 삼성전자 공식 블로그와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렸다. 내용은 이랬다. 표기상으로는 LG 제품의 용량이 더욱 크지만 삼성과 LG 제품에 물을 부었더니 삼성 냉장고에 더 많은 물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삼성이 900L 냉장고를 출시한 후 LG가 910L를 출시했을 때에도 삼성은 비슷한 내용의 광고를 다시 한 번 내놨다. 결국 LG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광고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명예훼손에 따른 1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회사가 합의에 나서 싸움이 마무리 됐지만, 일각에서는 상대를 깎아내리는 부끄러운 마케팅 사례 중 하나라는 비난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악연은 2014년 세탁기 전시장에서 다시 이어졌다. 당시 독일 베를린 가전전시회 IFA 2014에서 조성진 LG전자 대표(당시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사장)가 삼성 드럼세탁기 제품을 살펴보던 중 문을 여닫는 경첩 부분을 파손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갈등을 빚었다. 삼성전자는 LG 임원들을 재물손괴,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로 독일과 한국 검찰에 고발했다. 사건은 조 대표가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일단락 됐지만,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국내 기업의 기술력을 선보이는 자리에 이 같은 부끄러운 일이 일어났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최근 8K TV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에서 두 회사의 비방전은 다시 시작됐다. 부끄러운 '흑역사'가 또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LG는 최근 IFA 행사에 참가해 삼성의 8K TV가 국제 규격 미달이라고 폄하했다. 삼성은 8K에 해당 규격을 적용하기 무리라고 판단해 자체적으로 기준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며 LG의 주장에 대응했다. 오히려 LG 제품 품질에 문제가 있다며 반격하고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내에 국한됐던 싸움이 해외 무대로 확대됐다"며 "국내 기업들이 서로의 단점을 들추다 중국 등 다른 해외 기업에 주도권을 뺏기게 되는 건 아닐지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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