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대림코퍼 합병 가능성은
⑦이해욱 회장 지분율 높일 카드로 거론…소액주주 반발 커, 공정위 방침도 부담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5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그룹 지배구조는 표면상 탄탄해보이지만 한 가지 아킬레스건이 있다. 그룹의 지주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대림산업 지분율이 25%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림산업은 한해 매출액 10조원이 넘는데다가 20여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이 때문에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의 합병 시나리오가 거론돼 왔다. 성사 여부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해욱 회장, 계열사 합병으로 그룹 경영권 확보


이해욱 회장이 대림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이준용 명예회장이 퇴진한 2006년부터다. 당시 대림그룹의 경영권 확보가 시급했던 이 회장은 이를 위한 방편으로 기업합병을 활용했다. 


2008년 이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대림H&L을 대림코퍼레이션에 합병시켜 지분 32.12%를 확보했다. 2015년에는 이 회장이 지분 89%를 보유한 대림I&S를 대림코퍼레이션에 합병시키면서 지분율을 52.3%로 늘렸다.


대림산업 지분을 보유한 대림코퍼레이션에 이 회장의 개인 지분율이 높은 회사를 합병시킨 방식이다. 대림코퍼레이션에 합병된 회사는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일자 이준용 명예회장은 자신의 대림코퍼레이션 잔여지분(42.1%)을 사회 환원이라는 명분으로 통일과나눔 재단에 넘겼다.




이 회장이 대림그룹의 총수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대림산업이 아닌 대림코퍼레이션을 활용한 이유는 간단하다.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소액주주의 반발이 없고 대림산업에 비해 기업가치가 작기 때문이다. 


반면 지배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덩치 큰 대림산업이 계속해서 배제된 결과, 대림산업에 대한 낮은 지분율은 현재까지도 골칫거리로 남게 됐다.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대림산업 지분은 21.67%다. 여기에 특수관계인 대림학원과 이해욱 회장 일가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23.12%에 그친다.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대림그룹이 합병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전망한다. 이 회장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림코퍼레이션을 대림산업에 합병시켜 지배력 상승을 노린다는 시나리오다. 


유안타증권 김기룡 연구원은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24억원으로 전체 기업가치를 7000억~9000억원으로 책정할 수 있다”며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산업이 합병할 경우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9~31%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합병 이후에는 건설과 유화사업의 인적분할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기업합병, 주주 3분의2 이상 찬성해야 가능


하지만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 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우선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새어나올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대림산업의 시가총액은 3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대림코퍼레이션의 기업가치(7000억~9000억원)를 아무리 후하게 평가해도 4~5배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합병 후 이 회장의 지분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대림산업 기업가치를 낮추고 반대로 대림코퍼레이션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는 대림산업의 기존 주주가 투자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림산업의 주주구성만 살펴봐도 합병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6월말 기준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지분율은 59.4%에 달한다. 국민연금 지분율도 12.7%다. 여기에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30%초반대에 머물던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도 최근에는 50%를 넘어서고 있다. 


올해 고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대림산업의 실적도 호조세다.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9만원 후반대를 맴돌고 있는 주가는 최근 3년간 최고가(12만2500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최저가(7만원)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권이 바뀐 이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 산정이 두고두고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림그룹이 논란의 여지가 많은 대림산업-대림코퍼레이션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현 정부가 기업 승계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압박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의 정책을 감안할 때 지분 증여 및 상속 과정에서 적법하게 세금을 내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인 반면, 합병은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얘기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리에션의 합병은 수년 전부터 거론된 얘기이지만 이 회장을 둘러싼 여러 논란이 가세하면서 실행 시기를 놓쳐버린 측면이 있다”며 “현재로선 대림산업 분할의 필요성도 낮다”고 말했다. 


그는 “건설업과 유화사업이 보완 역할을 하면서 대림산업의 실적을 뒷받침해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며 “합병과 분할은 이해욱 회장의 자녀 승계 등 이슈가 터질 때 활용해야 할 카드”라고 지적했다.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주주로 올라선 KCGI 관계자는 “기업합병은 주주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는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며 “일반 주주들이 이 회장 일가를 제외하면 실익이 없는 합병을 찬성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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