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전 4가지 시나리오는?
서울시 ‘수정 제안 불가’ 엄포…기존 건설3사 포함 재입찰 유력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6일 16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박지윤 기자] 정비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7조원 규모의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이 정부 제재라는 암초에 걸려 좌초 위기에 처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한남3구역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에 대한 검찰 수사를 의뢰하고 조합과 용산구청에 이들 건설사 입찰을 무효화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11월 28일 서울 용산구 천복궁교회에서 열린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정기총회 접수대 전경. <사진=팍스넷뉴스>


한남3구역 조합은 고뇌에 빠졌다. 일단 4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동시에 어떤 방안이 사업 기간을 단축시키고 사업성을 높일 수 있을지 따져보고 있다.


◆ 기존 계획대로 입찰 강행


첫 번째 방안은 정부의 시정조치 권고와 관계없이 당초 계획대로 입찰을 강행하는 것이다. 건설3사가 기존에 제시한 제안서 그대로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조합원 투표를 통해 최종 시공사를 뽑는 방안이다. 조합은 시공사가 제안한 혜택을 다른 어떤 방안보다 많이 누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반면 원안 강행 방안은 리스크가 가장 높은 ‘양날의 검’이다. 조합이 관리처분인가 승인 권한을 가진 정부의 시정조치 요구를 무시하면 사업 표류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관리법(도정법) 113조 1항에 따르면 국토부장관과 서울시장은 도정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경우 직권으로 해당 시공사 입찰 자체를 취소할 수 있다. 시정 명령에 불복할 경우 조합과 시공사에 민형사상 고소와 고발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조합은 원안 강행이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 건설3사 자격 박탈 후 재입찰…보증금 4500억 몰수


두 번째는 건설3사의 입찰 자격을 박탈해 입찰 보증금을 몰수하는 방안이다. 정부가 위법소지가 있다고 판단한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고 재입찰을 실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건설3사가 각각 1500억원씩 납부한 입찰 보증금 총 4500억원은 조합에게 돌아간다. 이는 정부가 요구한 사항을 모두 따르면서 건설3사의 검찰 수사 리스크까지 없앨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두 번째 방안 역시 치명적인 부작용이 존재한다. 입찰 자격이 사라질 뿐 아니라 각 입찰보증금 1500억원까지 잃게 된 건설3사가 각종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소송에 휘말리면 사업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소송전이 끝날 때까지 시공사 선정을 무기한 연기할 수 있다. 


그 사이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면 사업은 물 건너가거나 아예 엎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부동산 시장이 다시 호황기에 진입할 때까지 10년 이상이 더 소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건설3사 수정 제안


세 번째는 건설3사가 제출한 제안에서 정부가 지적한 위법 소지사항을 제외하는 수정 제안 방안이다. 사업 기간이 3개월 이상 길어질 수 있지만 원안 강행 방안을 제외하면 가장 지연 기간이 짧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방침을 따르면서 사업 지연 기간도 줄이는 절충안인 셈이다. 조합원들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수정 제안 방안으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달 28일 열린 한남3구역 정기총회에서 전체 조합원 3853명 중 2779명이 참여해 수정 제안과 재입찰 방안을 놓고 거수투표를 진행한 결과 대다수가 수정 제안에 손을 들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반대에 부딪쳐 조합은 다시 혼란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건설3사가 위법 소지가 있는 제안서를 제출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수정 제안 반대 의사를 밝혔다. 수정 제안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더라도 수사 결과, 불법 행위를 적발하면 시공사 선정은 무효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 건설3사 포함 재입찰


마지막 네 번째 방안은 건설3사를 포함해 재입찰을 추진하는 것이다. 다시 입찰 공고를 한 뒤, 현장설명회, 입찰을 거쳐 시공사를 선정하는 방법이다. 깨끗하게 다시 입찰을 실시해 정부 방침을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기존 입찰에 참여했던 건설3사에게도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이다. 재입찰에는 기존 건설3사를 비롯해 새로운 건설사들도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재입찰 방안은 사업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공사비 상승과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난다는 단점이 있다. 건설3사가 3.3㎡당 595만원의 공사비로 내걸었던 금융비용 지원, 특별 제공 품목 등 다양한 혜택들도 사라진다. 건설3사 역시 입찰을 다시 진행하면 시간, 비용 등 매몰비용이 그만큼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건설3사를 포함한 재입찰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서울시의 반대로 수정 제안이라는 퇴로가 막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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