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 포기는 노림수?
PEF와 컨소시엄 통한 본입찰 참여 가능성 배제 못해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18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푸르덴셜생명보험 예비입찰에 불참한 우리금융지주의 선택을 두고 금융권에서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당장 인수전에 뛰어들진 않았지만 향후 본입찰에서는 대형 사모펀드(PEF)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취한 전략과 동일하다.


지난 16일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KB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번 인수전에서 KB금융과 라이벌을 형성할 것으로 확실시되던 우리금융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금융업계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오너 리스크' 문제, 내부등급법 승인 문제 등을 이유로 우리금융이 결국 불참을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DLF 사태에 따른 오너 리스크 문제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타 금융지주사도 '오너 리스크'를 안고 있음에도 인수합병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며 "DLF 제재심 때문에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미 똑같이 DLF를 판매한 하나금융지주와 채용비리 혐의로 경영진이 재판을 받고 있는 신한금융지주 모두 더케이손해보험과 오렌지라이프 인수합병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내부등급법 승인이 차질을 빚고 있어 인수전에 불참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과 달리 내부등급법 승인은 예정대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우리금융은 위험 자산 산정 시 표준등급법을 적용하고 있어 BIS 자기자본비율 산정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이에 자기자본금을 활용하는 데도 제한을 받는 상태다. 만일 우리금융이 3월로 예상하는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11.44%인 우리금융의 BIS비율은 13%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BIS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활용 가능한 자기자본금 규모도 커지게 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표준등급법이 내부등급법으로 바뀌면 출자 여력이 생기는 만큼, 인수합병 시장에 좋은 매물이 있다는 전제하에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지난 3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취재진에게 공개적으로 푸르덴셜생명 인수 의사를 내비친 점에 주목한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보여준 것과 비슷한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월 롯데카드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다 4월 본입찰 때 주력 자회사인 우리은행을 통해 기존 숏리스트 중 한 곳이었던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뒤늦게 인수전에 참여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변경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와 롯데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롯데카드를 품었다.


무엇보다 푸르덴셜생명 인수금액이 롯데카드 인수금액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컨소시엄을 통한 참여가 경쟁력 면에서 더 낫다는 판단도 나온다. 푸르덴셜생명 인수금액은 최소 1조5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까지 이르는 상황이다. 롯데카드 인수금액인 1조381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6월부터 총 6번의 후순위채 및 영구채를 발행해 총 1조9500억원의 자금을 확충했다. 빠르면 이달 내로 2000억원의 영구채 발행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도 2000억원의 영구채 발행은 이사회 승인을 받은 상태다. 앞서 언급한 3월 내부등급법 승인까지 이뤄지면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 대폭 늘어난다.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 부족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우리금융이 보험사뿐 아니라 증권사, 저축은행 등의 인수도 저울질하고 있는 만큼 가용 자원을 모두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올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우리금융도 푸르덴셜 인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시장에서 우리금융의 참가 방식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것으로 안다"며 "시장에서 예측하는 대로 BIS비율 때문에 인수를 포기한 것일 수도 있고, 추후에 PEF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카드 인수 때와 같은 방식의 본입찰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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