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지난해 선보인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번째 결과물인 '비스포크' 냉장고가 디자인과 감성의 혁신이었다면, 오늘 공개하는 '그랑데AI'는 인공지능을 통한 소비자 경험의 혁신을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그랑데 AI를 통해 가사 노동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

삼성전자가 '혁신'을 앞세운 가전 초격차 전략에 속도를 올려 나간다. 기존 가전제품보다 편의성을 대폭 끌어 올린 제품을 통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주겠다는 각오다. 

◆ 세탁기서 건조기까지 제어…세탁물 상태 판단해 코스도 제안

삼성전자는 29일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미디어간담회를 갖고, 인공지능 세탁기·건조기 '삼성 그랑데AI'를 공개했다. 

그랑데 AI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으로 삼성전자의 가전사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는 비전을 담은 '프로젝트 프리즘'의 두 번째 라인업이다. 삼성전자는 그랑데AI에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기능을 수행하는 온 디바이스 AI과 클라우드 AI 기능을 탑재했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소비자별 사용 습관과 패턴을 스스로 학습, 고객별 최적의 코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재승 부사장은 "생활가전 제품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이상의 의미를 부여받지 못했다"며 "프로젝트 프리즘을 시작하면서 가전제품도 고객의 마음을 울릴 수 있고,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내가 갖고 싶은 제품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랑데AI는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세탁기, 건조기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랑데AI는 업계 최초로 세탁기 컨트롤 패널에서 건조기까지 조작할 수 있는 '올인원 컨트롤' 기능을 적용했다. 가정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상하직렬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보통 세탁기 상단에 자리잡게되는 건조기의 컨트롤 패널이 잘 보이지 않는 점에 착안한 기능이다. 

다만 이 기능은 세탁기 또는 건조기를 단일 제품으로 구입하는 소비자도 있기 때문에 건조기 옵션 선택을 통해 제공된다. 올인원 컨트롤이 적용된 모델은 세탁기에서 'AI 코스연동' 기능을 적용해 특정 세탁코스를 선택하면, 이에 맞는 건조코스까지 자동으로 설정된다. 

사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코스와 옵션을 기억해 그 순서대로 콘트롤 패널에 보여주는 'AI 습관기억' 기능도 새롭게 적용됐다. 세탁과 건조를 할 때마다 일일이 코스를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기능은 'AI 맞춤세탁' 시스템이었다. 세탁기가 빨래 무게를 감지해 알맞은 양의 세제를 자동으로 투입해주고, 센서가 오염 정도를 감지해 헹굼 횟수를 조절해 준다. 비 오는 날, 미세먼지 심한 날, 추운 날 등 날씨 변화에 따른 맞춤 코스도 제안해 준다. 세제 뿐 아니라 섬유유연제도 거품으로 만들어 주는 '소프트 버블' 코스가 추가돼 섬유 유연제가 옷감에 뭉치거나 얼룩질 염려가 없도록 했다. 

이재승 부사장은 "그랑데 AI는 1200만 건이 넘는 소비자 사용 데이터를 미리 학습해 적용했을 뿐 아니라 쓰면 쓸수록 더 진화해 소비자의 사용패턴에 최적화된 코스를 추천해준다"고 말했다.

◆ 건조기 성능 향상…셔츠 한 장 세탁-건조까지 36분 

그랑데 AI 건조기는 먼지와 잔수, 녹 걱정이 없는 '3무(無) 안심' 위생관리 구현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랑데 AI 건조기는 먼지 최소화를 위해 세탁물 건조 시 보풀이나 먼지를 걸러 주는 기존 '올인원 필터' 에 2중구조의 '마이크로 안심필터'를 추가해 3중 필터를 갖췄다. 열 교환기로 가는 먼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구조다. 마이크로 안심필터를 추가로 사용하면 열교환기 상태를 1년에 한 번 확인하는 정도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고, 잔수가 없어 세균이나 악취 등을 유발할 염려도 줄어든다. 열교환기 연결부도 녹이 발생하지 않도록 별도 코팅 처리가 됐고 소비자가 열교환기를 직접 점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유지했다.

국내 최대 용량의 컴프레서와 열교환기 탑재로 건조기 성능도 대폭 향상됐다. 이를 통해 한 번에 순환할 수 있는 냉매량이 많아지고 9개의 정밀센서가 내부 온∙습도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해 초고속 건조가 가능해졌다.

이 부사장은 "그랑데 AI를 사용하면 기존 모델 대비 건조시간이 약 30% 빨라져 셔츠 코스 기준으로 셔츠 한 장을 세탁에서 건조까지 하는데 36분이면 끝낼 수 있다"며 "세탁기와 건조기를 별도로 관리할 필요없이 한 몸처럼 작동되는 제품은 100년 넘는 세탁기, 건조기 역사상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랑데 AI는 색상 등 옵션에 따라 세탁기의 경우 184만9000원에서 194만9000원, 건조기는 올인원 컨트롤 적용 모델 기준 189만9000원에서 199만9000원으로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