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DGB금융지주(DGB금융)가 그룹재무총괄(CFO, 상무) 자리를 신설하고 금융권 회계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를 영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GB금융은 지난달 30일 그룹 임원인사위원회와 지주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CFO 임원으로 김영석 전(前) KB자산운용 본부장(사진)을 선임했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CFO는 1985년 안진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첫발을 디딘 뒤 장기신용은행과 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KB자산운용 등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성도이현회계법인 전무로 재직 중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김 CFO는 회계와 재무, 기업활동(IR) 분야 등을 골고루 경험한 인물"이라며 "KB자산운용에서는 위험관리책임자(CRO)로도 재직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를 염두에 두고 성과 관리에 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DGB금융은 2011년 지주사로 전환한 뒤 그룹의 재무 전체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임원에 대한 갈급함이 있었다. 특히 2018년 10월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그룹 규모가 나날이 증가하자 이같은 필요성은 더 확대됐다.  

이에 지난해 12월 DGB금융은 기존 '본부' 체계를 '그룹총괄' 체계로 전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CFO 자리를 신설했다. 이후 내부에서 적합한 인물을 찾지 못하자 헤드헌터업체를 통해 양호한 3명의 후보를 추렸고 김 CFO를 최종 낙점했다. 면접에 참여한 사외이사들은 김 CFO의 전문성과 소통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DGB금융의 CFO 신설과 김 CFO 영입이 추후 인수합병(M&A), 하이투자증권 잔여 지분 인수 등을 통한 사업 규모 확대 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 CFO가 과거 KB국민은행 재직 시절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M&A 관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DGB금융도 이 부분을 김 CFO의 장점으로 꼽고 있다. 

다만 DGB금융은 추가 M&A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선을 긋고 있다. 이미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갖췄기 때문이다. DGB금융은 현재 은행(대구은행), 보험회사(DGB생명보험), 증권회사(하이투자증권), 여신전문금융회사(DGB캐피탈), 자산운용회사(DGB자산운용)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에 김 CFO의 첫 번째 임무로 하이투자증권 잔여 지분 인수 작업이 꼽힌다. 주요 자회사 가운데 DGB금융이 지분 100%를 보유하지 않은 곳은 하이투자증권이 유일할 뿐 아니라, 대구은행과 함께 가장 영업이익 규모가 큰 곳이라 지분 100% 확보 시 그룹 전체의 이익도 덩달아 늘기 때문이다. 

잔여 지분 인수는 상장사인 DGB금융의 주식과 비상장사인 하이투자증권의 주식을 교환하는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CFO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데,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부산과 경남 등 지역 상공인들이 출자해 설립된 곳으로 주주들의 애착이 남다르다는 점에서 CFO의 정확한 가치평가와 리더십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DGB금융 관계자는 김 CFO 영입 배경에 대해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지 오래되지 않았고 이미 은행 외 금융계열사들을 다 확보한 상태"라며 "(추가 M&A를)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확대되는 그룹 규모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