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
삐걱대는 항공업 M&A…명분은 결합심사, 실제는 산업위기?
무기한 연기로 장기전 분위기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9일 14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SNS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재계 시선을 끌고 있는 항공업 인수합병(M&A) 이슈 두 건이 연달아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인수기업이 약속이나 한 듯 해외 취항국 기업결합심사 지연을 딜 어려움의 표면적 이유로 내걸었으나 속은 그렇지 않다. 두 건은 코로나19에 따른 항공업 불황, 재무 조달 방법, 인력 관련 논란들이 뒤섞이면서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최초 항공사간 M&A로 추진되고 있는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이 무기한 미뤄졌다. 제주항공은 29일로 예정된 주식대금 잔금(430억원) 납입을 하루 앞두고 연기 선언을 했다. 주식대금 납입은 이번 합병 건의 가장 큰 관문으로 여겨졌다. 제주항공이 연기를 외치면서 급박하게 흘러가는 듯 했던 M&A 관련 절차들도 여유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 달 전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연기와 꽤 닮았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하던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신주 1조4664억8700만원 어치를 지난 7일까지 인수하기로 예정했으나 지난달 27일 정정공시를 통해 무기한 미뤘다. 핵심 과정인 신주 인수가 지연되면서, 아시아나항공 M&A도 김이 빠지게 됐다.



두 합병 건은 규모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흘러가는 모양새는 비슷한 구석이 많다. ▲제주항공이 주요 취항국인 태국과 베트남 정부의 기업결합심사, 아시아나항공이 중국 정부의 기업결합심사 지연을 주식대금 납입 연기의 이유로 내세운 점 ▲이와 반대로 국내법상 걸림돌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는 빠르게 끝난 점 ▲주식대금 납입 연기일을 특정하지 않고 합의에 따라 추후 정하도록 했다는 점 ▲인수업체들이 '승자의 저주' 우려를 받고 있다는 점 등이 그렇다.


업계에선 취항국 기업결합심사 지연은 명분일 뿐, 인수기업이 코로나19 심화 등에 따라 숨 고르기 위한 차원으로 본다. HDC와 제주항공 모두 지난해 말 인수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후 코로나19라는 특급 돌발 변수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계약이 인수기업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글로벌 항공산업이 거의 올스톱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가치도 더욱 떨어졌다.


이에 시간을 갖고 계약을 재점검하거나 자금 투입을 늦추는 게 인수기업에 득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HDC는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과 인수 조건을 원점 재검토한다는 설에 휩싸여 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1분기 말 미지급채무가 115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스타항공을 빨리 인수할수록 제주항공까지 같이 나빠질 것"이란 혹평을 꾸준히 듣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구조조정 문제로도 홍역을 앓고 있다. 두 M&A가 아시아 각국 기업결합심사 지연 이상의 복잡한 문제들로 장기화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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