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대우조선 연내 합병? EU 승인 '분수령'
유럽연합, 올해 3번째 심사 유예…나머지 경쟁국은 '청신호'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합병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양사 결합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해외 경쟁당국 중 싱가포르가 최근 승인 결정을 내린 가운데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도 연내까지는 심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양사 합병의 최대 관문으로 꼽히는 유럽연합 심사가 여전히 표류하고 있어 향후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이후 절차에 따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중국,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일본, 유럽연합(EU) 등 6개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다. 해외 경쟁국 가운데 단 한 곳에서라도 반대를 할 경우 인수 실익이 사라져 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는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에 대해 '무조건 승인' 판정을 내렸다. 앞서 지난해 10월 말 승인을 결정한 카자흐스탄에 이어 두 번째다. 최근에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도 연내까지 양사 기업결합심사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혀 청신호가 밝혀졌다.  


난항이 예상됐던 중국과 일본의 기업결합심사 역시 최근 자국 조선사들이 잇달아 대형화를 추진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반대할 명분이 약화됐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자국 1위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CSSC)과 2위 조선사인 중국선박중공(CSIC)이 합병해 '중국선박공업그룹(CSG)'을 출범했다. 합병한 양사의 선박 건조량을 지난해 기준으로 단순합산하면 1041만톤에 달한다. 이는 현대중공업의 757만톤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최근 양국의 경제적 관계가 악화돼 어려움이 예상됐던 일본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최대 조선업체인 이마바리조선과 2위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는 지난해 11월 합병 수준의 자본·업무 제휴에 합의했다. 또 빠르면 오는 10월 합작회사인 일본 십야드(NSY·Nippon Ship Yard)를 출범할 계획이다. 이마바리조선과 JMU의 경우 기술 제휴 및 합작사 설립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결합심사 대상은 아니나 당초 강경했던 현대중공업그룹의 합병 반대 목소리는 다소 무뎌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과 일본의 잇단 조선사 대형화는 격화된 경쟁환경 속에서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다"라며, "양국 모두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기업결합 심사 반대 명분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결국 남은 경쟁국들 가운데 기업결합심사의 가장 큰 산은 유럽연합(EU)이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4월부터 유럽연합의 기업결합심사 절차를 밟아오고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은 올해 들어서만 기업결합심사를 세 번이나 유예한 상태다. 앞서 집행위원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심사를 위한 자료수집 등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 1월과 3월 두 차례 심층심사를 유예했고 6월 재개했다. 당시 집행위원회 측은 최종 결과 통보 기한을 이달 3일로 제시했지만 심사를 또 한번 유예하면서 결과가 도출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은 경쟁법이 가장 발달한 지역으로 한 기업의 과독점을 경계한다. 특히 유럽은 한국 조선사들이 경쟁력을 갖춘 LNG선 선사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이 대형화를 통해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지역이다.


다만 그동안 공식적인 수치상 거절사례는 많지 않다. 유럽연합의 기업결합 통계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접수된 7311건(자진철회 196건 포함) 가운데 6785건(조건부 313건 포함)의 기업결합이 일반심사에서 승인됐으며, 심층심사에서는 191건(조건부 129건 포함)이 승인됐고 33건만 불승인됐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유럽연합 등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으나 올해 안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기업결합심사라는 난관을 뚫고 연내 최종 합병에 이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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