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해태아이스크림의 대표작 '누가바'를 품은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상승세가 올 하반기에도 지속될지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해태아이스크림과의 기업결합을 승인받았지만 비수기에 접어드는 가운데 빙과시장 불황 등 변수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하반기 해외사업역량 확대 등으로 호조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6일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빙그레는 지난 3월 해태제과식품과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승인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심사결과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인수를 위한 잔금 지급을 마무리하고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최종인수금액은 1325억원이다.
빙그레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으로 기존 포트폴리오에 누가바 등 스테디셀러 브랜드를 보유한 해태의 시너지까지 더할 수 있게 됐다. 빙그레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도 고무적이다. 상반기 아이스크림 매출은 1949억원으로 지난해보다(1764억원)보다 10% 늘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향후 전망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빙과시장 규모가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활로 찾기가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국내 빙과 시장은 지난 2017년 1조6432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8년과 2019년 각각 1조5247억원, 1조4112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성적표도 긍정적이지 않다. 전년대비 성장세가 확연해지지 않고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르는데 급급했다는 평가다 성수기였던 여름철 장사만해도 길어진 장마 등을 이유로 전년대비 약 5%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통상적으로 비수기로 불리는 하반기 성적에 기대를 걸어야하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전년대비 다소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체적으로 올 1분기가 2분기보다 실적이 좋았던 덕"이라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전체 매출에서 10%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사업 역량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해외 법인 실적 성장세도 이같은 전략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법인의 상반기 매출은 202억원으로 전년(139억원)보다 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 법인도 184억원으로 36% 증가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해외 유통망을 통해 해태아이스크림의 글로벌 사업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빙그레 경영기획담당인 박창훈 전무를 선임했다. 박창훈 신임대표는 1986년 빙그레에 입사해 2014년부터 18년까지 빙그레 재경부 상무, 2019년부터 빙그레 경영기획담당 전무를 역임했다. 박 대표는 이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업무의 실무 총괄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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