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의 주주 정책 시리즈, 배당만 하고 스톱
55억원 현금 배당 뒤 유·무증 철회…식약처 제재와 묘하게 겹쳐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좌)과 코어톡스(우)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메디톡스가 유·무상증자를 전격 철회함에 따라, 이 회사가 이달에 진행하려고 했던 주주 관련 정책 중 배당만 이뤄진 셈이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제제(보톡스) 품목 허가 취소 등 제재 절차에 돌입하면서 경영 악화 가능성이 발생하고 있어, 이번 현금 배당이 앞으로 미칠 영향도 주목하게 됐다.


메디톡스는 지난 21일 장 마감 뒤 1666억원 규모의 유·무상증자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주주배정 뒤 실권주 공모 방식으로 유증을 발표했다. 납입일은 10월22일로 정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식약처가 메디톡스의 보톡스 제품에 대한 제재에 들어가면서 23만원을 오가던 주가가 사흘 만에 16만원대까지 추락했다. 유증가(17만1400원) 이하로 떨어지자 메디톡스는 주주가치 보호 등을 이유로 이사회를 열어 유증을 중단했다. 다만, 유증 철회 당일 이 회사는 주주들에게 한 주당 배당금 1000원씩, 총 55억원을 지급했다. 정현호 대표이사도 10억원을 받았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월에 700~900원 안팎의 중간배당을 한 차례씩 했다. 올해는 금액을 1000원으로 소폭 올렸다. 올해는 1~6월 반기 대규모 적자에도 배당을 진행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메디톡스는 상반기에도 식약처로부터 보톡스 제품 판매 정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다. 이 여파 때문인 듯 이 회사는 연결기준으로 반기 영업손실 140억5800만원, 반기 순손실 122억2000만원을 기록했으나 배당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올해 배당은 유증 및 무증과 비슷한 시기에 맞물린다는 점에서도 시선을 모았다. 메디톡스는 당초 배당금을 21일 주주들에게 지급하고, 22일 유증 납입, 23일 무증 배정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이는 유증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을 배당과 무증으로 만회하려 한다는 점 때문에 '나쁘지 않은 주주 정책'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바이오업계에서도 "메디톡스가 지난 여름 식약처를 상대로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까지 이뤄내 보톡스 제품 판매가 가능해진 만큼, 향후 턴어라운드할 수 있다"며 "배당과 유증, 무증을 한꺼번에 추진하면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최근 식약처가 메디톡스의 보톡스 전 제품을 다시 한 번 허가 취소하고, 메디톡스가 이 영향을 받아 유증을 철회하면 분위기가 바뀌었다. 유증을 통해 들어와야 할 자금이 당분간 들어올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55억원 가량의 현금 배당은 이미 끝났다. 일부 주주들은 "회사 재정이 어려워 유상증자를 하는 것일 텐데, 배당금 돌려줘 회사 경영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이번에도 식약처의 품목 허가 취소에 행정소송으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상반기처럼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 등을 이뤄내 판매 재개가 가능할 경우, 경영 악재가 또 한 번 해소되면서 유증을 다시 진행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번 현금 배당도 큰 문제가 되질 않는다.


반면 이번 유증 취소에 따른 자금 경색 등이 일어나면, 100억원대 반기 적자 속에서 실시한 배당 적절성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를 수 있다. 연결 기준 올 반기보고서에 나타난 메디톡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32억원이다.


이와 관련해 메디톡스 관계자는 "중간배당은 매년 해오던 것"이라며 "유·무증과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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