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삼양그룹 계열인 삼남석유화학(삼남석화)이 적자전환 한 가운데서도 주주들에게 거액의 배당금을 안긴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석유화학업계 등에 따르면 삼남석화는 올 3분기 중 288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최대주주인 삼양홀딩스(40%)와 일본 미쓰비시케미칼(40%)은 115억원씩, 3대 주주인 GS칼텍스(20%)는 58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삼남석화는 올 초에도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주들에게 288억원을 배당했다. 이로써 삼양홀딩스·미쓰비시케미칼은 올 들어서만 삼남석화로부터 230억원을, GS칼텍스는 115억원 가량의 배당수익을 올리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남석화의 배당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황이 크게 부진한 상태에서 이례적인 중간배당을 실시할 이유가 있느냐는 점에서다. 실제 삼남석화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9%나 줄어든 4163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54억원으로 전년 동기(순이익 274억원)대비 적자전환 했다.
이는 삼남석화의 주력인 테레프탈산(TPA)이 공급과잉 상태에 빠진 여파였다. TPA는 주로 폴리에스터 원단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재료인데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섬유업계 침체로 인해 판가가 지속 떨어져 왔다. 업계에서는 올 9월 말 기준 톤당 TPA 가격이 전년대비 24%에서 크게는 40% 안팎까지 하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석화업계 한 관계자는 "화학섬유 수요 저하 등으로 인해 TPA 공급과잉 현상이 단기에 해소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향후 전망 또한 보수적으로 잡는 분위기인데 현재는 손익분기점(BEP) 정도를 넘어서는 데 만족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삼남석화의 배당여력과 별개로 삼양그룹 지주사 삼양홀딩스는 배당이익으로 곳간을 두둑이 채우게 됐다
올 3분기 누적기준 삼양홀딩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6.5%(252억원) 증가한 94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매출 증가액 가운데 212억원(84%)이 삼남석화로부터 지급받은 배당액 증가분이다. 매출증가는 삼양홀딩스가 전년 동기보다 57.2%(243억원) 늘어난 66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는 데도 일조했다. 삼양홀딩스는 자체사업을 벌이지 않는 순수 지주사인 터라 배당과 같은 순도 높은 매출이 곧장 순이익으로 귀결된 것이다.
삼남석화의 배당 확대는 삼양그룹 오너일가의 이익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 삼양홀딩스가 호실적을 이유로 올해 결산배당을 상향할 여지를 키운 까닭이다. 최근 3년간 삼양홀딩스의 개별기준 결산배당성향은 42.2%였으며 삼양홀딩스 주주구성을 보면 김윤 그룹 회장(4.82%)을 비롯한 총수일가와 공익재단 등 특수관계자 보유 지분은 41.73%에 달한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삼남석화는 대규모 투자계획이 잡혀있지 않고 충분한 유보금이 있어 중간 배당을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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