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덕이 뿌린 '씨앗', 호텔롯데 IPO 이끌까
해외 호텔사업 진두지휘…현재 스코어는 '과락'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 중 하나는 호텔롯데의 상장이다. 상장만 하면 신동빈 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이 공고화 될 뿐 아니라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개선 등 여러 이점이 생기는 까닭이다.


현재 호텔롯데의 주주구성을 보면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주주 지분이 99.28%에 달한다. 여기에 호텔롯데는 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롯데건설 등의 지분을 적잖이 보유해 롯데지주 수준으로 지배력이 높다. 신동빈 회장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계열사가 그룹의 절반을 손에 쥔 모양새인 것이다.


호텔롯데가 상장하면 이러한 문제가 일시에 해소된다. 일본 주주들이 구주매출, 신주발행 등으로 빠진 자리(지분)를 롯데지주가 메우는 방식으로 호텔롯데를 지배구조에 편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롯데그룹은 신 회장→롯데지주→호텔롯데 등 계열사로 지배구조를 개선할 수 있게 된다. 롯데는 또한 일본 롯데주주들이 보유한 호텔롯데 지분 희석효과로 '롯데는 일본기업'이라는 세간의 불편한 시선에서도 다소 자유로워 질 전망이다. 호텔롯데 법인으로선 상장 과정에서 미래 투자자금을 손에 쥘 수 있다.


이러한 이점에도 현 시점에서 호텔롯데의 IPO(기업공개)는 다소 먼 얘기가 됐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면서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바닥을 기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올 3분기 누적기간 동안 4623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냈다. ▲면세 ▲호텔 ▲롯데월드 ▲리조트 등으로 구성된 사업부문 모두가 전염병의 전세계적 확산에 심대한 타격을 받은 결과다. 증권가나 신용평가사들은 코로나19 유행이 수그러들지 않는 한 내년에도 호텔롯데의 사업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와도 호텔롯데의 기업가치가 온전히 회복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익구조가 면세사업에 치중된 터라 대내외 악재가 터질 때마다 실적이 출렁일 수 있어서다. 실제 호텔롯데는 면세사업이 최전성기를 맞은 지난해 3183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2년 전 중국이 '사드보복'을 가할 당시엔 844억원의 영업적자를 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는 두 번째로 덩치가 큰 호텔사업부의 안정적인 이익창출력 확보가 향후 IPO에 앞서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위해선 송용덕 롯데지주 부회장(사진)이 롯데호텔 대표 재직시절 집중해 온 해외 롯데호텔의 흑자전환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송 부회장은 2010년대 중반 롯데호텔 대표를 맡아오면서 미국 뉴욕 팰리스호텔을 9000억원에 사들이는가 하면 괌과 베트남 등 해외호텔 수 곳을 개장, 영위하는 데 집중해 온 인물이다. 글로벌 호텔체인 구축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 하는 한편 IPO 이후에는 마련된 투자 재원으로 해외호텔사업 덩치를 더 키우겠다는 게 당시 송 부회장의 목표였다.


문제는 송용덕 부회장이 뿌려놓은 '씨앗'의 개화시점을 알 수가 없단 점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들 해외 호텔들이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실제 뉴욕팰리스호텔의 경우 인수 이후 단 한차례도 흑자를 낸 바가 없고 올해는 코로나19까지 겹친 터라 가치가 더욱 떨어진 상태다. 호텔롯데는 올 들어 뉴욕팰리스 등 해외호텔 법인 3곳 등을 거느린 미국 소재 지주사(Lotte Hotel Holdings USA)에 대해 492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는 해당 계열사의 미래 현금흐름상 가치가 장부가보다 떨어진 만큼을 손실처리 한 것으로 뉴욕팰리스호텔 등이 향후에도 영업력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대해 호텔롯데는 코로나19 종식 후에는 해외호텔의 수익 정상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체인을 완성하면서 인지도 제고효과가 발현 중에 있고 코로나19 대유행 직전만 해도 객실 점유율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점에서다.


호텔롯데 관계자는 "해외 호텔법인들의 경우 사업확장을 위한 인수·신규 개장·리뉴얼 등에 따른 감가상각비 반영이 컸던 영향에 적자를 면치 못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뉴욕팰리스호텔은 순손실액이 2018년 500억원에서 지난해 300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점차 정상화 과정을 밟고 있었고 객실점유율도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오른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올해는 내심 호텔사업부의 실적이 예년보다 크게 좋아질 것으로도 예상했다"면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추후에는 회복할 여지가 클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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