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지난 30일 별세한 정상영 KCC그룹 명예회장의 세 아들 사이에 '형제의 난'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생전에 경영권과 지분 승계를 모두 안정적으로 끝냈다.
정 명예회장은 장남 정몽진 KCC 회장, 차남 정몽익 KCC글라스 회장, 3남 정몽열 KCC건설 회장 3형제를 뒀다.
경영권이 정상영 명예회장에서 2세로 넘어간 건 2000년이다. 정몽진 회장은 1991년 고려화학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다 입사 9년 만인 2000년 초 금강고려화학(현 KCC) 회장자리에 올랐다.
증여도 비슷한 시기 이뤄졌다. 정 명예회장은 2004년 KCC 보유 주식 중 일부인 77만3369주(7.35%)를 세 아들에게 나눠줬다. 장남에게 29만1997주, 차남에게 18만4370주, 3남에게는 29만7002주를 증여했다. 장남인 정몽진 회장은 이로 인해 지분율 10%를 차지했으며, 이후 꾸준히 KCC 주식을 매수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지분율을 18.55%로 끌어올렸다.
정 명예회장은 2016년 말 KCC건설을 독자 경영하고 있는 3남 정몽열 회장에게는 KCC건설 보유 지분 전량을 증여했다. 정몽열 명예회장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CC건설 지분율은 30%다.
2019년을 기점으로 3형제간 교통정리도 끝났다. 19년간 KCC를 공동으로 경영하던 장남과 차남은 2019년 KCC를 KCC(도료, 실리콘)와 KCC글라스(유리, 건축자재)로 분할해 나눠 맡아 경영하기로 결정했다. 3남 정몽열 회장은 KCC나 KCC글라스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2005년부터 KCC건설만 독립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3형제에게 남은 과제도 있다. 정상영 명예회장이 생전 보유했던 지분인 KCC 5.05%, KCC글라스 5.41%에 대한 상속 문제가 남아있다.
형제간 그룹 내 계열사 지분 정리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현재는 3형제의 지분이 KCC, KCC건설, KCC글라스 세 곳에 모두 섞여 있어 향후 형제간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정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일 85세의 나이로 타계한 정상영 명예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막냇동생이다. 1958년 23살의 나이에 금강스레트공업(옛 금강)을 창업했다.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확장해 1974년에는 고려화학을 설립했고, 1989년에는 금강에서 건설 부문을 따로 떼내어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세웠다. 2000년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현 KCC)을 출범시키면서 현재의 KCC그룹을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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