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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이라도 놔두길
최보람 기자
2021.03.05 08:27:06
영업일수 제한 압박...득보다 실이 큰 규제 될 수도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0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월 26일 오픈한 여의도 소재 '더 현대 서울' 전경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오프라인 유통가에 대한 규제 강화에 발을 맞춰 온 여당과 정부 간 정책방향이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의무휴업 대상 확대다. 현재 유발법상 의무휴업은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적용돼 있다. 여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세계 스타필드와 같은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백화점에도 의무휴업일 지정을 정책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정부는 복합쇼핑몰을 대상으로 한 의무휴업 확대엔 찬성하면서도 백화점에 대해서는 과도한 규제라며 만류했다. 소비자 편익 저하와 함께 전통시장 등과의 경쟁성이 약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정부의 시각대로 백화점은 오프라인 유통 플랫폼 가운데 골목상권과의 교집합이 가장 작은 곳으로 꼽힌다. 소상공인과 직접 경쟁관계인 식·음료 비중이 낮은 데다 백화점의 주력은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명품을 비롯한 하이엔드급 상품군이다. 단가나 주소비층 등 어떤 측면에서도 골목상권과 경쟁구도를 그린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백화점이 달에 몇 번 더 쉰다고 소상공인의 지갑사정이 나아지리란 보장이 없단 말로도 풀이 가능하다.


규제에 따른 긍정적 효과는 이처럼 모호하고 실체가 없다. 반면 규제로 인한 비용은 비교적 구체적으로 산출 가능하다. 예컨대 월 2회 주말을 쉬게 될 경우 백화점의 연간 영업이익 감소율은 두 자릿수에 이를 수 있다. 평일보다 주말 매출이 2~3배 가량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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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감소는 이들의 국고기여도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다. 백화점은 대형마트와 SSM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각종 규제, 이커머스 대두 등으로 무너지는 사이에서도 전성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유통업체 가운데선 남다른 납부실적을 자랑한다. 실제 코로나19 이슈가 없었던 2019년 당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납부한 법인세는 3029억원에 달한다.


쉬는 날이 많아지니 각 브랜드들은 고용을 탄력적으로 가져 갈 여지가 크다. 구조변화로 인해 매출이 떨어질 때 기업이 꼽을 선택지가 비용절감(인력조정) 카드 외에 또 무엇이 있겠나. 문제는 백화점이 인력을 중심의 유통산업이란 점이다. 점포별로 상이하긴 한데 각 백화점에는 본사직원 100여명과 함께 4000명에서 5000명에 달하는 입점 브랜드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현재 국내서 영업 중인 백화점이 70여곳 이란 점을 감안했을 때 단일 산업에서만 3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셈이다.


단순히 백화점이 일자리도 많이 창출하고 세금납부도 잘 하니 가만 놔두라는 게 아니다. 무릇 규제란 위법·탈법의 소지가 있거나 여러 주체들의 피해가 큰 경우 이를 막기 위해 도입하는 것일 텐데 백화점은 반드시 규제를 받아야 할 만큼 공공의 이익에 해가 되지는 않았다. 또한 규제에 따른 비용이 효용보다 크다는 점에서 백화점 때리기는 비합리적인 규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여당은 집권 5년차임에도 30%대 중·후반 대에 이르는 지지율을 자랑하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야당시절부터 캐치프레이즈로 삼은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지지층이 여전히 두텁단 얘기로도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런 관점에서 여당의 유통산업 규제 행보를 이해하는 게 어렵진 않다.


하지만 셈을 하기가 복잡하고 답이 잘 안 나올 땐 비교적 눈에 띄거나 쉬운 문제부터 푸는 것이 나은 선택지일 경우가 많다. 플랫폼·하도급·영업점 갑질, 재벌가 사익편취 등 산업 전반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각종 병폐들이 널려 있다.  대형마트와 SSM은 이미 경제민주화라는 명분 아래에서 사양화를 피할 수 없었다. 백화점·복합쇼핑몰까지 이런 대열에 합류하진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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