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수아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올해 실손의료 보험료를 최고 20% 가량 올린다. 1세대·2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3~5년치의 보험료가 한꺼번에 반영되는 만큼 체감 인상률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고용진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손해보험사의 실손보험 인상률은 상품유형에 따라 최저 6.8%에서 최대 21.2%, 생명보험사의 경우 최저 0.9%에서 18.5%로 책정됐다. 해당 자료는 각 보험사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인상률을 기초로 작성됐다.
실손보험은 흔히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구(舊)실손보험(1세대), 이후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실손보험(2세대), 그리고 2017년 4월부터 현재까지 판매 중인 신(新)실손보험(3세대)로 분류된다.
인상률은 보험사의 연간 운영 이익이나 손해률 등 지표를 바탕으로 결정되는 만큼, 세부 유형의 실손보험마다 인상률은 다르게 책정된다. 가장 인상률이 높은 구실손보험을 유지하고 있는 가입자가 전체 실손보험의 30%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빅4 손보사의 1세대 실손보험 인상률은 17.5%에서 최대 19.6%까지 책정됐으며, 2세대 실손보험 인상률은 11.9%~13.6%까지 각각 결정됐다. 삼성화재 1세대·2세대 실손보험의 인상률이 가장 높았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2019년 당시 실손보험료를 인하했던 곳은 삼성화재가 유일했다"며 "지난 2020년에도 삼성화재는 타사대비 2~3%p 적게 인상했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상대적으로 인상률이 낮았던 만큼, 올해 체감 인상률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전체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인상률을 책정한 곳은 롯데손해보험으로, 1·2세대 실손보험 모두 20%이상 오를 전망이다. 롯데손보는 현재 금융당국과 경영개선협약을 맺고 있다. 금융당국은 개별 보험사의 유동성, 영업실적 등의 위험수준을 평가하고 적극적인 개선 조치를 취한다. 이는 롯데손보의 손해율이나 내부 건전성 지표가 악화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로, 이 같은 상황이 반영돼 상대적으로 높은 인상률이 적용됐다는 풀이다.
한편, 한화손해보험은 올 한해 1세대·2세대 실손보험 인상률은 각각 6.8%와 8.2%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해 금융당국과 경영개선협약을 맺고 실손보험에 50%를 인상률 적용했던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보험업법은 매년 보험료 변동 폭이 '±25%'를 넘어서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으나, 경영개선협약 등을 체결할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다.
생보사 빅 3역시 최저 8%에서 최대 18.5%까지 다르게 인상률이 결정됐다.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인 곳은 삼성생명이다. 중소 생보사 가운데 가장 낮은 인상률을 보인 곳은 신한생명의 1세대 실손보험으로 0.9% 밖에 오르지 않는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당사는 1세대 실손보험을 2008년부터 판매해 단 1년 밖에 판매하지 않았다"며 "경험률이 적어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크지 않아 인상폭이 적게 책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후 2009년부터 9년간 판매한 2세대 실손보험의 인상률은 10%로 타사와 유사 수준에서 인상폭이 결정됐다.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최근 5년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크게 뛰며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3~5년마다 갱신 주기가 돌아오는 만큼, 체감 인상률이 더 커졌다는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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