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지 기자] SL인베스트먼트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안트로젠에 재투자한다. 안트로젠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기 전인 2013년 첫 투자를 단행 한 후 무려 9년간 계속해서 인연을 지속하게 됐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안트로젠은 최근 160억원 규모의 5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가액은 현 주가(8일 종가기준 5만200원) 보다 높은 6만500원으로 결정됐다.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조건이 포함되어 있어 전환가액은 4만5375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로 결정됐다.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과 매도청구권(콜옵션) 모두 포함됐다. 투자자는 CB 일부 혹은 전부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안트로젠은 사채권면의 50% 까지 콜옵션을 행사할 수있다. CB 기한은 3년으로 2024년 3월 8일에 만기된다. 투자자는 사채 발행 1년 후인 2022년 3월 8일부터 보통주 전환 청구를 할 수있다.
SL인베스트먼트는 운용하고 있는 'SLi 퀸텀 성장 펀드(24억)'와 'SLi Next 이노베이션 펀드(16억)'로 안트로젠이 발행한 총 40억원 어치의 CB를 매입한다.
SL인베스트먼트의 안트로젠 투자는 이번이 세번째다. 안트로젠이 상장하기 전인 2013년 운용하는 'SLi Growth Acceleration 펀드'로 주당 1만1000원에 9만910주를 매입해 1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안트로젠의 기업가치는 770억원 정도였다.
안트로젠은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입성했고 이후 SL인베스트먼트는 투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확한 회수금액은 알수 없지만 SLi Growth Acceleration 펀드는 지난해 8월 기준수익률(IRR) 22%를 기록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청산했다.
안트로젠의 코스닥 상장 후에도 인연은 지속됐다. SL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8년 'SLi 퀀텀 성장 펀드'로 또 다시 안트로젠의 CB 6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없었다. 리픽싱 조건도 없어 발행사에 유일한 조건이었다.
이후 안트로젠이 최대한도(45%)에 가까운 비율까지 콜옵션을 행사하면서 SL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할 수 있는 보통주도 줄었다. SL인베스트먼트는 보유한 지분을 처분해 투자 원금대비 2배 이상의 금액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SL인베스트먼트는 이번 CB 매입에도 참여하면서 9년째 인연을 지속하고 있다. SL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안트로젠은 국내외에서 임상 3상을 앞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유망한 바이오 회사"라며 "안트로젠이 콜옵션 비율을 높게 설정한 것은 그만큼 자사주 상승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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