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유진, 뱅커스트릿의 숨은 '조력자'
PEF 출자·인수금융으로 인수대금 절반 넘는 155억 지원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7일 1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뱅커스트릿의 VI금융투자 인수 작업에 쿠쿠와 유진그룹 등 다수의 국내 중견기업이 힘을 보탠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업은 서로 다른 방식을 통해 뱅커스트릿·VI금융투자와 이해를 공유했다.


쿠쿠의 경우 지주사 체제로 인해 금융회사 지분 보유에 제약이 있지만 지주사 예하 사업회사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에 출자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했다. 유진은 '현금곳간'으로 알려진 ㈜동양의 자금을 인수 주체가 된 특수목적법인(SPC)에 대여하는 방식을 택했다.


7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가전제품 제조사 쿠쿠전자는 뱅커스트릿이 VI금융투자 인수·합병(M&A)을 위해 조성한 PEF '뱅커스트릿 코인베스트먼트'에 국내 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했다. 쿠쿠전자는 약정액 185억원인 이 PEF에 35억원을 출자, 18.9%의 지분을 확보했다. 홍콩계 금융사인 VI AMC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분이다.


IB 업계 관계자들은 쿠쿠전자와 같은 제조업체가 단일 M&A 거래를 위해 조성하는 프로젝트 PEF에 주요 LP로 참여하는 것은 단순 재무적 투자로 봐서는 곤란하다고 입을 모은다. 인수 대상 회사에 직접적인 지배력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자신들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종종 사용되는 방법이라는 게 IB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통상 프로젝트 펀드에 LP로 참여하는 기업들은 추후 인수 대상 기업을 자신들이 M&A하는 등의 전략을 수립해 놓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해당 LP는 재무적 투자자(FI)보다 전략적 투자자(SI)로 간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쿠쿠전자를 단순 FI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등장하는 것은 이런 이유다.


쿠쿠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쿠쿠홀딩스의 자회사다. 쿠쿠홀딩스는 쿠쿠전자가 인적분할돼 설립된 지주회사로 금융회사를 소유하는 것에 제약이 많다. 사업회사인 쿠쿠전자가 뱅커스트릿 코인베스트먼트에 2대 LP로 참여해 출자해 VI금융투자 M&A를 단행한 것은 이같은 역학관계에 기인한다.


㈜동양은 뱅커스트릿 코인베스트먼트 자금을 기반으로 설립된 SPC '비케이에스제1호'에 120억원을 대여했다. 통상 기업을 M&A하기 위해 설립한 SPC에 자금을 대여하는 것은 인수금융으로 간주된다. 비케이에스제1호는 뱅커스트릿 코인베스트먼트 자금 185억원과 ㈜동양에서 지원받은 120억원으로 VI금융투자를 인수했다. SPC의 실질적인 지배력이 6대 4 비중인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들은 ㈜동양 또한 단순한 FI로 간주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동양이 소속된 유진그룹이 증권과 선물 , PEF 운용 등 다양한 금융투자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사업 확장 차원의 투자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쿠쿠와 유진이 지원한 자금은 총 155억원으로 VI금융투자 인수가격의 절반을 넘는다. 뱅커스트릿은 이렇게 인수한 VI금융투자로 JT저축은행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이는 실질적 대주주를 가려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PEF와 인수금융을 활용한 저축은행 M&A를 제한하고 있는 금융 당국의 규제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뱅커스트릿은 결국 VI금융투자가 조성한 PEF를 통해 JT저축은행을 인수하려던 계획을 잠정 철회했다. 대신 VI금융투자→JT캐피탈→JT저축은행으로 이어지는 인수 구조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VI금융투자 지배구조의 윗단에 다단계의 PEF와 SPC를 거친 외국계 자본과 국내 산업자본이 뒤섞인 상황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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