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배상, 증권사 크레딧 영향줄까?
신평사 "NH證, 등급 영향 제한적"…금소법 이후 증권사 내부통제 집중 점검
이 기사는 2021년 04월 08일 16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국내 신용평가 업계가 대형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의문을 품고 있다. 지난해 라임 부실펀드 사태에 이어 최근 옵티머스 부실펀드에 대해 금융당국이 전액배상을 권고한 탓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일단 최근의 옵티머스 관련 배상 권고가 NH투자증권의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증권사의 내부통제 기능 감독을 더욱 강화하겠는 입장이다.


8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은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환매중단 사태가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입장을 내놨다. 


옵티머스 부실펀드 최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전체 펀드 설정 금액의 84.7%에 달하는 4327억원 규모의 물량을 판매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부터 옵티머스 관련 충당부채를 꾸준히 적립하며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말 기준 적립된 충당부채는 1442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일반투자자들에 대한 3000억원 규모의 투자 피해 배상을 위한 보유 현금도 넉넉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1조2126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보유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전년 동기(9961억원) 대비 18% 오른 금액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6.9%, 17.4% 오른 7873억원, 579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의 호황이 올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올해 상반기 실적 역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재에 따른 영업 제한 부담도 우려만큼 크지는 않다. NH투자증권은 앞서 금감원 자문기구인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대표이사 중징계 ▲일부 업무정지 ▲과태료 부과 등의 처분을 받았다. 만약 제재가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경우 NH투자증권은 사모펀드 관련 신규 업무를 추진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 집합투자증권 판매에 따른 수수료 총액이 373억원으로 크지 않다는 점에서 사업 제한에 따른 이익 감소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신평가들이 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 부담에도 NH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조정에 나서지 않은 것은 손실이 일회성에 그치는 까닭이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의미한다. 전액배상이 이뤄지더라도 일회성 비용으로 분류되는 만큼 전반적 재무구조 자체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앞서 유사한 사례를 겪었던 노무라홀딩스 역시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노무라홀딩스는 지난 3월 말 미국 현지 고객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약 2조2700억원 수준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해당 손실에 대해선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노무라가 미국 월가를 뒤흔든 대규모 블록딜(대량 매매)에 연루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무라는 해당 사건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음에도 손실액의 13배에 달하는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손실이 단발적인 사고라는 점에서 신용등급을 현행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김영훈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초대형 IB의 주요 인센티브인 발행어음 조달업무를 이미 인가 받은 상황이므로 사모펀드 관련 규제 영향은 크지 않고, 자기자본 규모도 5조6400억원을 넘기며 자본 완충력도 충분한 상황"이라며 "물론 시장 지위에는 부정적일 수 있겠으나 영업 기반과 입지 등을 감안했을 때 이번 전액배상이 신용 평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부터 대형 증권사들의 금융사고가 잇따르는 점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옵티머스 사태 뿐 아니라 ▲라임 사태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 사태 등 자산운용사를 포함한 업계 전반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증권업 자체를 향한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향후 금융사고 발생시 판매사의 사업에 미치는 파급력을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3월 사모펀드 제도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탓이다. 신용평가사 역시 금소법 적용에 발맞춰 금융사의 내부적인 통제와 시스템 구축을 중점 살펴본다는 계획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노무라홀딩스나 NH투자증권의 대규모 손실은 회사의 위험 통제 시스템에 약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자체적 개선이 없다면 비슷한 사건이 또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합리적 의심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용평가사는 이 같은 대규모 금융 사건이 또 다른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지 증권사의 내부 통제기능을 자세히 들여다볼 예정이고, 만약 같은 징후가 반복된다면 신용등급 조정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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