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ADT캡스가 SK텔레콤(SKT)의 자회사 중 2번째 기업공개(IPO) 주자로 나섰다. 현재 보유한 자회사 중 우량한 순이익을 실현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란 점이 빠른 IPO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비인기 업종인 탓에 올해와 같은 공모주 호황기가 아니면 우호적인 몸값을 평가 받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점도 고려된 것이란 분석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DT캡스는 지난 20일 복수의 증권사를 대상으로 상장 대표 주관사를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SKT의 자회사중 원스토어에 이어 두번째 상장 주자로 등장한 것이다. 지난 3월 인적분할을 추진한 SKT는 주주가치 제고를 강조하며 우량 자회사들의 연내 상장을 추진해 왔다. ADT캡스는 입찰 경쟁 면접을 거쳐 5월 중순께 상장 파트너를 확정하고 연내 국내 증시 입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SKT가 SK브로드밴드(SKB),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을 제치고 ADT캡스가 두번째 상장 추진 자회사로 낙점된 배경으로 우수한 실적으로 꼽고 있다. 

SKT의 자회사 중 순이익 실현을 하고 있는 기업 수는 2~3곳에 불과하다. 물론 적자 상태에서도 특례 상장 방식으로 IPO를 추진할 순 있지만 거래소의 깐깐한 심사는 부담이다. 이에 반해  ADT캡스는 연간 9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기록 중이다. 

1971년 설립된 ADT캡스는 지난 2018년 SKT(지분율 62.6%)에게 인수된 보안 전문 회사다. 출동·경비 등 물리 보안 서비 제공을 통해 성장을 이어간 가운데 올해 3월 SKT 그룹 계열사 SK인포섹과 합병하며 정보 보안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합병 전인 지난해 매출 8437억원, 영업이익 1099억원, 순이익 911억원을 기록했다. 

ADT캡스 외에도 SK브로드밴드가 순이익을 기록 중이지만 넷플릭스와 망사용료와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이란 점에서 거래소 심사가 장기화될 수 있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적자 상태인 티맵모빌리티,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등은 2~3년뒤 유망 플랫폼 기업으로서 IPO를 추진할 경우 더욱 높은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며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만을 놓고 볼 때 이들 플랫폼 기업은 IPO 시점을 미루는 것이 더 낫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성장성이 제한된 산업적 특성을 고려할 때 최근 호황을 보이는 공모주 시장이 최적기란 평가도 ADT캡스의 빠른 상장 추진을 결정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통상 IPO 공모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미래 유망 산업군의 기업을 선별해 청약에 나선다. 

경비·보안 등 비(非)인기산업 분야를 주력으로 하는 ADT캡스의 경우 공모주 호황기가 아니면 우호적인 몸값을 평가 받기 힘들다는 점도 빠른 상장 추진 결정을 이끌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최근 보안업체 관련 상장사의 주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ADT캡스가 목표로 하는 기업가치는 현재 4~5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동종업계 1위 기업인 에스원(시장점유율 약 60%)조차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현재 3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을 뿐이다. 

복수의 IB 업계 관계자는 "ADT캡스 입장에서는 공모주 시장 호황기를 활용해야만 그나마 목표 시가총액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