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조4942억원, 영업이익 13244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8%, 65.5% 증가한 수치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증권가에서 전망한 기대치(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조3449억원 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실적 배경엔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 증가가 한 몫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서버 및 PC 시장의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제품별로는 D램이 모바일·PC·그래픽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 전 분기 대비 제품 출하량이 4% 증가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모바일에 들어가는 고용량 제품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전 분기 대비 출하량이 2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판매가격(ASP)은 전기대비 D램이 4% 상승하고 낸드가 7% 감소했지만, 결과적으로 영업이익 규모는 크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올 초 반도체 시장 업황이 좋아지면서 직전 분기, 전년 동기 대비 호실적을 냈다"며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이지만, 올해 PC와 모바일에 적용되는 메모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눈 여겨 볼 점은 낸드플래시 부문이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사업은 D램 부문 대비 규모가 작고 수율이 나지 않아 그동안 적자를 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출하량이 매 분기 꾸준히 늘고 있어 흑자전환에 대한 기대감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지난 4분기 당시에도 낸드 부문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8% 가량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출하량 증가에 가속이 붙은 셈이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최근 SK하이닉스가 낸드 생산 역량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고, 연말 시점으론 인텔 인수 중도금 지급을 통해 관련 사업 일부 유형자산을 취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망도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펜트업 수요와 5세대 통신 전환 가속화, 모바일 업체간 점유율 경쟁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모바일향 낸드는 30% 중반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연내에 낸드플래시 176단 4D 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다. 176단 4D 낸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2월 개발한 최신형 제품으로, 비트 생산성이 이전 세대보다 35% 이상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선 이르면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SK하이닉스가 낸드사업 부문 턴어라운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측도 이와 관련해 자신감을 내비친 상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낸드 사업의 후발주자이기도 하고, 3D낸드 전환시점이 늦어 경쟁사 대비 어려움에 처했던 게 사실"이라며 "다만 128단 기술경쟁력, 양산전개속도는 경쟁사보다 앞섰고 향후 기술경쟁력 유지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낸드 사업이 연내 턴어라운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