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價 급등에 조선사 허리 휘어질라
하반기 조선향 후판 가격협상…연간 이익 사수 '분수령'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0일 14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후판 매입단가 급상승으로 허리가 휘고 있다. 후판은 조선사들이 선박을 제조할 때 원가의 10~20% 내외 비중을 차지하는 필수 자재다. 올 들어 전세계 신조선가(선박 계약가격)는 점진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조선사들이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수익을 내기까지는 통상 1년 이상의 시간차가 있어 당장 선박 제조원가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올 상반기 조선향(向) 후판가격 협상은 톤당 10만원 수준의 인상으로 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후판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이 큰 폭의 가격 인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국제 철광석(62%, 중국향 CFR기준) 가격은 톤당 226.46달러로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지난 5월 초까지만 해도 톤당 80달러 중반대 수준을 유지했던 가격은 불과 1년 만에 세 배 가까이 폭등했다.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국내 유통향 후판가격도 지난해 말 톤당 65만원 선에서 최근 톤당 120만원 내외까지 치솟았다. 국내 후판가격이 톤당 100만원을 넘어선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국내 철강사들은 올 하반기에도 조선향 후판에 대한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확대된 원가부담을 내부적으로 감내하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 제품가격 인상을 통한 전가가 불가피하다"면서 "생산량 조절을 감수하더라도 반드시 시장에 가격 인상을 관철시켜나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내 조선사들은 급격한 후판가격 상승에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오랜 조선업 불황으로 아직 이익구조가 정상화되지 않았고, 후판 매입단가 인상분을 신조선가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소위 국내 '빅3' 조선사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1분기 영업이익 6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1217억원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동기간 삼성중공업은 5068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폭이 확대됐고, 대우조선해양도 영업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최근 신규 수주는 늘고 있으나 여전히 목표대비 저조한 수준이며 기존에 계약한 건조물량 대부분이 저가 수주라는 부분이 발목을 잡고 있다.


올 들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신조선가도 실질적인 이익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클락슨(Clarksons)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신조선가 지수는 평균 130.20으로 직전 분기인 12월 평균 대비 3.7% 상승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만든 배의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클수록 선가가 올랐다는 의미를 가진다. 다만 조선사들이 오른 선박가격을 이익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건조까지 마쳐야 하기 때문에 통상 1~2년 가량이 걸린다. 지금 오르는 원자재 가격을 즉시 반영하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유조선,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선박 종류에 따라 후판 구매비용은 건조원가의 10~20%를 차지한다.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다"며 "아직까지 대부분 조선사 사정이 어렵다 보니 소재가격에 대한 인상여력은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 하반기 조선향 후판가격이 다시 한번 오르면 국내 조선사들의 이익 개선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결국 철강사들과의 하반기 협상에서 후판가격에 대한 간극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조선사들의 연간 이익 달성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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