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효성그룹 상장회사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3년 전 인적분할로 만들어진 회사들의 실적이 본궤도에 들어선 효과로 보인다. 탄탄히 다진 기초체력에 업황 호황까지 더해지면서 이를 기반으로 한 주가 상승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효성그룹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은 지난 2일 종가 기준 11조1754억원으로 지난해 7월(3조7400억원)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뛰었다. 지난해 12월30일(5조2100억원)과 비교해서는 약 115% 올랐다. 

주가 상승은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이 견인했다. 효성티앤씨 주가는 지난해 7월 대비 약 600%, 효성첨단소재 주가는 같은 기간 306% 올랐다. 효성화학의 주가는 지난해 7월 대비 약 270% 상승했다. 

각 계열사들이 올해부터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효성그룹 상장사들은 분사 이후부터 기초체력을 탄탄히 다진 결과가 3년 만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은 모두 2018년 7월 ㈜효성에서 5개사(㈜효성,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중공업)로 인적 분할해 만들어진 곳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효성티앤씨의 실적 성장이 예사롭지 않다. 그동안 품질 개선, 증설 등으로 타 업체와의 격차를 꾸준히 벌려 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267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효성티앤씨가 올해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기록과 비교하면 약 4.4배 증가한 셈이다. 효성티앤씨는 의류 및 의료용품 소재인 스판덱스 제조 회사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30%)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도 최근 들어 실적 기대감을 기반으로 한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기존 사업 타이어코드, 신규 사업(아라미드, 탄소섬유) 호조 등으로 지난해 340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해 전년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효성화학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베트남 증설 프로젝트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주가에 더해지고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베트남에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폴리프로필렌(PP)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 공정(DH),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 건립 등을 추진했다. 지난해 하반기 완공을 계획했지만 각종 이슈로 일부 설비만 가동하면서 그동안 원가 경쟁력 확보 등 프로젝트의 온전한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전체 설비의 정상 가동에 따른 실적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는 지난해 610억원이었던 효성화학 영업이익이 올해 2700억원, 내년 3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그룹이 분사 전후 기울인 각 계열사들의 전문성 제고 노력이 빛을 발하면서 그룹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어섰다"며 "효성그룹은 국내 기업집단 중 연초대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그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열사들이 수소, 탄소섬유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주목을 받고 있어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