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상온에서도 빠른 속도로 충전이 가능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 이로써 LG엔솔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걸음 다가가게 됐다.

LG엔솔은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교(이하 UCSD)와 공동연구로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연구 논문은 이날 세계 과학계 연구성과 지표의 기준이 되고 있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지(373권6562호)에 실렸다.

LG엔솔에 따르면 실리콘을 적용한 전고체 배터리 중에서 상온에서 충·방전 수명이 500회를 넘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전고체 배터리는 수명문제와 함께 60도 이상의 환경에서만 충전이 가능해 상용화에 한계를 보여왔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있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배터리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안정성도 강화할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다만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리튬 금속을 음극으로 적용한 기존 전고체 배터리의 경우 온도에 민감해 6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만 충전이 가능했으며 충전 속도도 느렸다.

LG엔솔과 UCSD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의 음극에서 도전(導電)재와 바인더를 제거하고 5마이크로미터(㎛) 내외의 입자크기를 가진 '마이크로실리콘 음극재'를 적용했다. 이번 연구에 적용된 마이크로 실리콘은 기존에 이용되던 나노 실리콘(100나노미터(㎚) 이하의 입자 크기를 가진 실리콘)보다 저렴하고 사용이 더 용이하다는 이점이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음극재에 비해 10배 높은 용량을 가져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한 필수소재로 꼽혔음에도 충·방전 중 부피 변화가 커 실제 적용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LG엔솔은 이번 연구로 500번 이상의 충전과 방전 이후에도 80% 이상의 잔존 용량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해당 기술은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도 약 40% 높일 수 있어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명환 LG에너지솔루션 CPO 사장은 "이번 연구 개발로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받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