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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시대
이현중 편집국장
2021.10.26 08:05:42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08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0년간 미국 소비자물가 추이(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이현중 편집국장] 억눌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일시적 현상 정도로 평가되던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단기 이벤트 수준을 넘어 구조라는 틀로 분석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다. 미국이 달러를 아무리 풀어도 물가는 요지부동이었다. 지난 수십 년간 달러 패권의 아성 속에서 연준은 위기 때마다 돈 찍는 기계를 돌렸지만 인플레이션은 고개를 쳐들다 이내 아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디플레의 우려도 있었지만 경제는 골디락스였다. 과열되지도 않고, 침체를 걱정해야할 만큼 냉각되지도 않았다.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부담을 가지지 않고도 실업률은 떨어졌고 소비는 늘었다. 성장률 곡선 또한 우상향을 그렸다. 세계의 공장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효과도 있었다. 높은 부채비율과 고령화의 인구구조, 소득불평등 등 수요부족에 따른 만성적인 디플레 압력이 양적완화에 따른 인플레 효과를 차단했다는 분석도 있다. '구조적 침체(Secular stagnation)'다.


이제는 다르다는 느낌적 느낌이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먼저 영국 상황을 보자. 영국 최대 항구인 펠릭스토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하역을 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돌아가는 선박들도 나타났다. 물건을 트럭으로 옮겨 물류창고로 운송할 트럭 운전사가 부족한데 따른 현상이다. 정유소에도 기름이 동났다. 영국 물류와 공급체인에서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높았지만 브렉시트 여파로 이민법이 강화되고 코로나19 제한 등의 영향으로 노동력이 부족하다. 미국 LA항과 롱비치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쇼티지도 상황이 심각하다. 마땅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 원자재 가격은 급등하고, 유가와 석탄가격까지 고공행진이다. 친환경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 희토류는 국가간 자원갈등의 촉매제가 될 여지도 있다.


무엇이 달라졌나. 재정에서 흘러나온 돈은 넘쳐난다. 위드코로나로 억눌렸던 소비수요가 명품 매장의 줄로 이어지고 있다. 교외의 아울렛매장은 주차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인파로 붐빈다. 그런데, 물건 만드는데 필요한 원자재의 공급은 원활하지 않고 가격도 치솟았다. 물건을 전 세계의 시장으로 옮겨다줄 물류는 엉망이다. 미중간 무역갈등이 몰고 온 반세계화의 흐름은 공급망에 충격을 가져왔고 역병까지 겹쳤다. 필수 근로자의 임금을 포함해 싼 것은 없다. 여기에 앞으로 모든 것을 집어삼킬 기후위기 변수의 파장까지 겹쳤다. 그린뉴딜을 추동해낼 준비는 걸음마수준이지만 종말적 그림자를 드리우기에 충분한 위기의 조짐들은 '징후적' 모습이 아닌 '만성적' 비상사태를 떠올리고 있다.


비용효율이라는 성장위주의 사고가 먹혀들 때와는 딴판인 상황이다. 비용을 외주화하고 성장에 목메던 과거와는 다른 무엇인가가 다가오는 듯하다. 변화는 시작됐지만 그 그림을 그려낼 만한 소재들은 파편적이다. 지금 목도하는 인플레이션이 단기에 끝날 것 같지도 한다. 백신 보급으로 위드코로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고, 반세계화와 기후위기는 21세기 인류 앞에 놓인 디폴트 값이 됐다. 수요는 늘어나는데 공급단가는 오른다. 재정을 풀어 만들어 놓은 지금의 회복을 이어갈 정책조합은 약달러와 인플레이션이 나아 보인다. 급격하게 진행되지만 않는다면 정책적으로도 인플레이션이 필요하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전통적으로 헤지의 수단으로 통용됐던 금은 금융위기 이후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 그래서 그런지 비트코인이 다시금 달리고 있다. 그 끝이 어딘지 아무도 모르지만 법정화폐를 쥔 손들이 가상화폐로 몰리고 있다. 비트코인이 21세기 디지털금이 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얻기 위해선 지금을 곰곰이 따져봐야겠다. 반세계화는 계속될 것인지, 유동성 회수의 정도는 어떨지, 기후위기에 대응한 기후악당 국가들의 정책 변화 속도가 빨라질지,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정책역량과 실행의지는 어느 정도인지 등등. 거시와 미시, 그리고 자본주의와 기후위기라는 거대담론이 서로 어우러져 그려내는 그림에 따라 이번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힘이 결정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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