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승현 기자]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눈에 띄는 해외 투자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찍이 해외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에 나선 운용사가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 KB운용, 선제적 물류센터 투자 성과 긍정적 

2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자산운용의 해외부동산펀드 누적 약정액이 2조원을 돌파했다. 2018년 말 5600억원에서 2019년 1조원을 돌파한 후, 최근 2조2800억원까지 성장한 것이다.

KB운용은 올해 들어서만 7182억원 규모 펀드를 신규 약정했다. 지난 3월 3100억원 규모의 미국 선순위 부동산 펀드를 시작으로 2700억원 규모의 영국 선순위 부동산 펀드와 1300억원 규모의 미국 임대주택 펀드를 차례로 설정하는 데 성공했다.

일찍이 투자에 나선 물류센터 등 해외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양호한 성과를 보이면서 자금이 몰렸다. 코로나19 여파로 물류센터 수요가 급증한 것과 맞물린 덕분이다. KB운용 관계자는 "1~2년 전 투자했던 물류센터 등이 코로나19 여파로 수익이 증가하고 가격이 오르면서 투자수익률이 좋았다"면서 "과거 투자 성과가 이제 나타나면서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B운용은 2018년 이현승 대표가 대체부문 대표 선임과 동시에 해외부동산운용본부를 신설하며 적극 투자에 나섰다. 물류센터, 태양광 에너지, 상업용 부동산 등에 적극 투자해 왔다. 특히 해외부동산운용본부는 자산운용사 외에도 은행·보험·산업계 등에서의 다양한 투자 경험을 쌓은 전문 인력으로 본부를 구성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들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본부 설립 이후 한 건의 원금 손실도 없는 뛰어난 운용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홍성필 KB자산운용 해외부동산운용본부 본부장은 "하반기에 중순위 대출 및 지분 펀드를 추가로 설정할 예정"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약정액 3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미래에셋운용, 美 인프라ETF로 자금 쏠림···본격 리츠 상장 예고

글로벌 투자 명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미래에셋운용의 미국 계열사 글로벌엑스의 운용자산(AUM)이 4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한화로 약 48조원 규모로, 지난해 말 약 24조6000억원에서 2배 가까이 성정한 것이다.

글로벌엑스 자산운용의 급성장을 이끈 ETF는 올해 들어 순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글로벌엑스 미 인프라스트럭쳐 디벨롭먼트ETF'다. 올해 들어서만 약 38억달러가 유입됐으며, 이날 현재 이 ETF 순자산은 47억9000만달러(약 5조6043억원)다. 미국 인프라 건설과 관련된 원자재, 중장비, 건설업, 디지털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등 정책수혜 기대에 힘입어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엑스는 미래에셋운용이 2018년 인수한 ETF 전문운용사다. 인수 당시 글로벌엑스 운용규모는 55여 개 ETF, 105억 달러(약 12조 3000억원)에서 현재 92개 ETF,  411억달러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운용은 미국과 한국 이외에도 캐나다, 홍콩 등 10개국에서 ETF를 상장해 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ETF 뿐만 아니라 글로벌 부동산, 리츠 등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다음 달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미래에셋맵스미국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17-1호'의 수익증권을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가 미래에셋증권의 보유분을 매입하는 형태다.

맵스17-1호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페덱스그라운드 임차 물류센터에 투자한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이번 매입한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글로벌 리츠 투자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최근 들어 코로나19로 멈췄던 해외 투자 재개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이들 운용사는 보다 적극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현지 실사가 가능해지면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현지실사가 불가능해 대부분 운용사가 현지 업체와 대행 계약을 맺고 보고서로 실사를 대체하면서 제약이 많았다"면서 "이제 실사가 가능해지고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이 활성화되면 국내 운용사들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