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IPO가 한국에 던지는 '화두'
따상? 더블? 미국 증시에선 찾아보기 힘들어…금감원 개입 탓 IPO 시장 기능 오작동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5일 07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테슬라 대항마 '리비안'이 미국 나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상장 후 주가는 3일 연속 상승세다. 덕분에 리비안의 시가총액은 단번에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 GM(920억 달러, 12일 종가 기준)마저 가뿐히 넘어섰다. 특히 리비안의 상장 후 일일 주가 상승폭이 시장의 큰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안정적으로 조절되고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상장 첫날 29%, 이튿날 21%, 3일차에 6% 씩 오른 것이다. 


이런 리비안의 상장 후 '안정적인 주가흐름'은 미국 IPO 시장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한 예다. 원론적으로 IPO는 기업의 적정 기업가치를 평가(가격 발견)하는 장이기 때문이다. 즉 리비안의 경우 IPO 때 적정 몸값을 평가받았고, 다수의 시장 참여자(투자자)들이 합의한 가격으로 기업이 증시에 입성했기 때문에 상장 후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다.


반면 리비안 사례를 적용해 볼 때 국내 IPO 시장은 현재 고장난 상태나 마찬가지다. 국내에서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160%(따상)나 오르는 기업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시가총액이 큰 대형 IPO기업조차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2배(더블) 이상 오르곤 한다.


문제는 급등한 주가는 이내 곧 폭락한다는 점이다. 즉 기업의 주식이 적정 기업가치 대비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다가 한순간에 폭락하는 일이 시장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기업 정보가 부족한 일반투자자들부터 제 때 주식을 매도하지 못해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 



카카오페이 IPO 및 상장 후 주가 급등락이 대표적인 사례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3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다. 상장 공모가는 9만원이었다. 그런데 상장 당일 주가는 23만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내리막길을 걷더니, 현재 주가는 15만원대다. 급격한 주가 변동성 탓에 최근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 대부분은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국내 IPO 시장은 왜 오작동할까. 단순히 IPO 및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높은 탓일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금융감독원의 시장 개입을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가령 상장 예정 기업은 IPO 청약에 앞서 시장 수요를 사전에 확인(태핑)하고, 이후 희망 공모가격을 적어서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권에 제출한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고서 '승인'을 받기는 쉽지 않다. 금융감독원은 몸값(기업가치) 산정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라는 식으로 공모가 적정성을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공모가 희망가격을 10~20%가량 낮춰 IPO를 진행한다. 이는 기업의 적정가치에 대한 합의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인위적으로 낮아진 가격 탓에 상장 이후 주식을 매수하려는 투심(거품)만 북돋는 일이다.


물론 금융감독원 입장에서는 거품낀 공모가로 상장하는 것 자체를 경계할 수 있다. 이 또한 상장 후 주가 급락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IPO 기업의 몸값을 평가하는 '수요예측' 제도에 대해 당국의 신뢰가 너무 낮은 것이다. 사실 전문성을 겸비한 투자자인 기관들(수요예측 참여자)이 말도 안되게 높은 기업의 공모가에 동의할 리 없다. 올해만 해도 지니너스, 아이패밀리에스씨, 케이카 등 다수의 기업들이 IPO 수요예측 과정에서 차가운 기관 투심을 조우했다. 수요예측에서 희망밴드 최하단을 하회하는 가격에서 공모가를 산정받는 수모를 겪은 것이다.


현재 다양한 기업들이 내년에 IPO에 나서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시장 개입이 지속될 경우 내년에도 신규 상장기업의 주가 변동성은 클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일반 투자자들의 피해만 반복될지 모른다. 이제는 금융감독원도 시장의 지적에 대해 스스로 숙고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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