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웨어 '봇물'에 체할라
골프 브랜드 경쟁 치열해지며 중저가는 고전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엄주연 기자] "골스타그램, 골린이, 골프웨어, 골프패션"


이 단어들 앞에 '해시태그(#)'만 붙이면 드넓은 필드를 배경으로 한 수십개의 인기 게시물이 SNS상에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골스타그램은 95만개, #골린이는 70만개다. 골프 관련 게시물 중에서도 특히 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편이다. 골프웨어는 해시태그가 93만개이며, 골프패션도 35만개에 이른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해시태그에 열광하는 것은 골프복을 입고 필드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게 새로운 문화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같은 문화가 확산되자 패션업계도 바삐 움직이고 있다. 최근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 신규 골프 입문자를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를 쏟아내고 있다. 코오롱FnC는 골프 브랜드를 5개로 확장했고, LF는 캐주얼 골프웨어 브랜드를 론칭했다. 일반 패션 브랜드도 이에 질세랴 골프웨어 라인을 출시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여성복 '구호'는 골프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고, 현대백화점그룹 한섬도 '타미힐피거 골프'와 영캐주얼 여성복 'SJYP 골프'를 잇따라 론칭했다.



하지만 뭐든지 과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지난 2~3년간 새롭게 선보인 골프웨어 브랜드 수는 약 150개인데, 이 가운데 3분의 1이 올해 출시됐다. 내년 역시 10개 이상의 신규 브랜드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업체들이 너도나도 골프웨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일부 브랜드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브랜드 정체성이 약하고 경쟁사들과의 차별화 요소가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로 시장에서 잊혀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골프웨어 시장에서도 명품처럼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백화점을 공략하는 프리미엄 가격대의 브랜드가 2배 가까이 매출이 신장한 반면, 할인점을 중심으로 유통 중인 중저가 브랜드는 성장세가 둔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골프의류 시장을 주도하는 MZ세대들이 자기 개성을 표현하는 고가 브랜드를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중저가 브랜드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골프의류 시장이 과열되면서 수퍼싸이클을 탔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 2014년 약 7조원까지 규모가 커지면서 정점을 찍었지만, 경쟁이 심화되면서 2019년에는 시장 규모가 2조원대로 떨어졌다. 이 시기 LF와 삼성물산, 휠라, 형지 등에서 운영하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는데, 당시와 비슷한 현상이 패션업계에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만난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골프 열풍이 언제까지 갈 것 같냐"고 반문하며 '위드 코로나'로 해외여행 제한이 풀리면 골프 열풍도 자연스럽게 사그라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다가올 미래는 알 수 없지만, 뜨거워진 열기는 시간이 흐르면 식는다. 패션회사들이 과거 아웃도어 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그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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