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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부구조 부실한 윤종원의 'IBK혁신경영'
이규창 기자
2021.12.03 08:19:43
배구단 논란은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 오작동 증거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2일 08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규창 기자] '창의성을 말하는 회사가 있고, 공간으로 보여주는 회사가 있습니다'

몇 년 전 한 가구회사의 TV광고 카피다. 광고는 완고해 보이는 CEO가 긴 탁자 가운데 앉아 양쪽에 앉은 정장차림의 직원들에게 "창의성이란 것은···"이라며 역설하는 화면과 수평적으로 배치된 가구들 사이 공간에서 자율복장의 직원들이 서로 토론하는 화면을 대비시켰다.


해당 가구회사가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경제적 하부구조(물질)가 문화, 제도, 정치 등 상부구조(정신)를 결정한다는 유물론적 세계관에 기초한 광고를 만든 셈이다.


최근 IBK기업은행 알토스 배구단 논란이 구단주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책임론으로 번지고 있다. 감독의 지도방식에 반발해 선수가 무단이탈하고 코치는 사퇴의사를 밝혔는데, 해당 사태를 수습하는 방식을 둘러싸고 비판 여론이 거세다.


먼저 기업은행은 단장과 감독을 경질했다. 선수 편만 들었다는 비판이 나오자 무단이탈한 선수에 대해 임의해지를 한국배구연맹에 신청했는데 선수 서면 신청서를 누락하는 실수를 범했다. 또 사퇴의사를 밝히고 이탈했던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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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스 배구단의 자세한 내부 사정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경질된 감독의 폭언이 있었다는 감독대행의 폭로(?)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에 배구인들의 반응을 보면 기업은행의 수습 방식이 잘못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배구단이 시끄러운 사이 구단주이자 기업은행의 수장인 윤종원 행장은 해외 출장 중이었다. 윤 행장이 모든 조치를 구두라도 지시했다면 그의 판단력이 의심되고, 은행의 다른 간부나 배구단 인사들이 자초한 일이라면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기업은행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면서 함께 성장한, 탄탄한 경제적 토대를 자랑한다. 금융권 최초로 중소기업 대출잔액 200조원을 돌파했고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을 전년동기대비 53.8%나 늘렸다. 문화콘텐츠에 투자에도 일가견을 보이며 K-콘텐츠 세계화에도 공헌했다. 알토스 배구단은 또 어떤가. 2011년에 창단해 2년 만에 통합우승 신화를 창조했다. 또 여섯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해 세 차례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단숨에 명문 구단 자리를 꿰찼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기업은행의 내부 시스템의 부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탄탄한 하부구조와 부실한 상부구조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윤 행장 취임 이후 알토스 배구단 성적이 부진한 것을 보면 기업은행 시스템의 고질병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수 있다. 이렇다보니 기업은행 실적도 그저 타 은행과의 동반 개선 정도로만 여겨진다. 


윤 행장은 지난해 새로운 60년을 준비한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 달성을 위한 'IBK혁신경영'을 선포했다. 최근 배구단 사태는 혁신과 거리가 있다. 가구회사 광고처럼 윤 행장이 긴 탁자 가운데 앉아 혼자서 '혁신이란 것은···'이라고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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