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7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장덕현 삼성전자 부사장을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장 신임 대표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미국 플로리다대 전자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에서 시스템LSI사업부, LSI개발실장, SOC개발실장을 역임하며 '엑시노스' 프로세서 개발 업무를 맡다 센서사업팀장으로 일해 왔다.

그는 2009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컨트롤러 개발팀장을 시작으로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솔루션개발실 등 요직을 거쳤다. 그동안 삼성전기를 이끌었던 경계현 사장의 후배로, 상당히 비슷한 커리어를 갖추고 있는 반도체 전문가다. 

경계현 사장은 지난 2년 간 삼성전기의 MLCC 사업 확대와 더불어 반도체 기판 사업 수익성 강화에 힘 써 왔다. 특히 올해 들어선 기판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내·외형 성장을 이뤄낸 상태다. 

실제 올 3분기 누적기준 삼성전기의 기판 사업 부문은 매출 1조4891억원, 영업이익 1407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연간 실적(1001억원)을 뛰어 넘었다. 고사양 AP용 및 5G 안테나용 BGA, Note PC 박판 CPU용 FCBGA 등의 공급 확대 덕분이다. 기판 사업이 2018년까지만 하더라도 적자를 기록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과다. 

장 신임 대표도 내년부터 기판 사업에 적극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평생 반도체에 몸을 담아온 만큼,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장 신임 대표는 주력 부문인 MLCC 사업의 경우 다방면으로 제품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 여겨 볼 점은 전장 및 통신용 MLCC다. 현재 삼성전기는 MLCC 사업 구조상 IT용 비중이 현저히 높은 상태다. 전장, 통신 MLCC 부문은 삼성전기 전체 매출 비중 중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다시 말해 IT용 MLCC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크다는 의미다. 

전장, 통신 MLCC 부문 비중을 늘려야 컴포넌트 사업부의 안정적인 내외실 성장이 가능하다. 이에 중국 천진 신공장 투자를 통해 전장 MLCC 사업 캐파 확대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 통신 MLCC도 최근 5G 기지국 전용 제품을 개발하며 본격 양산 준비 중이다. 이달부터 글로벌 통신장비 거래선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관건은 장 신임 대표가 전장, 통신 MLCC 비중을 어느정도까지 끌어 올릴지 여부다. 현재 삼성전기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IT를 제외한 전장 MLCC 등에 대한 매출 비중을 오는 2026년까지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단 계획을 내비친 상태다. 

전장, 통신 MLCC 사업이 IT 대비 비교적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에서 장 신임 대표의 역할이 막중할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장 사장은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등 다양한 제품의 기술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며 "삼성전기가 경쟁사를 뛰어넘어 글로벌 최고 부품회사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