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삼성물산 패션 부문이 질적 성장을 위한 혁신경영을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실적 개선에 수익성이 뛰어난 온라인몰이 크게 기여한 만큼 온라인을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고 오프라인에서는 재고 효율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7500억원,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2015년 통합 삼성물산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아직 4분기 실적발표 전이지만 비수기인 3분기까지 매출액 1조2408억원, 영업이익 807억원을 거둔 만큼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한다면 업계 전망치에 근접할 것이란 예상이다.

무엇보다 올해는 수익성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5년 89억원, 2016년 45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흑자로 전환해 2017년 327억원, 2018년 255억원, 2019년 323억원의 이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35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좀처럼 이익을 개선하지 못한 바 있다.

이같은 이익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온라인 중심의 경영 전략 덕분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체질 개선을 본격화했다. 빈폴 스포츠와 액세서리 라인의 오프라인 사업을 정리하고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콜롬보를 SG세계물산에 넘긴데 이어 가죽 브랜드 발렉스트라 사업도 철수했다. 대신 '신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아미, 메종키츠네 등의 판매 전략에 힘을 쏟았다. 

온라인 사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SSF샵은 지난해 7월 재단장을 통해 차별화된 환경을 제공하고 젊은 세대와 소통 확대를 위한 라이브 커머스와 동영상 등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일부 상품의 경우 추가 비용을 내면 당일 배송을 해주는 '퀵배송' 서비스도 내놨다. 이 결과 지난해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5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효율화를 통해 재고부담도 줄일 수 있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 자산은 1조876억원, 재고 자산은 4232억원으로 자산 대비 재고비중은 38.9%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9월 말 기준 자산 대비 재고비중 추이를 따져보면 2017년 39.2%에서 2018년 43.3%로 상승한 이후 2019년 41.1%, 2020년 41.9%를 기록하며 40% 초반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가장 낮은 재고 비중을 써낸 것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앞으로도 비용과 재고 효율화 작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당초 높은 편이었던 재고자산도 현재는 적절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의류 재고가 늘어나면 관리 비용이 증가하면서 재정적 부담이 커진다. 재고 관리가 손익과 직결되는 만큼 생산과 수요에 맞춰 재고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전체 물량 가운데 통상 30%를 재고로 가져간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국내 소비 심리 회복세가 지속되고 당사의 수입 브랜드와 온라인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었다"면서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성장을 가속화하고 비용과 재고 효율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사업 구조 개선을 통한 상시적인 경영혁신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