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영업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재무안정성은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진단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는 16일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관련 차입으로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은 전년 대비 3조3300억원 증가한 17조6000억원을 기록했다"며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55.2%로 3분기말(41.8%) 대비 13.4%포인트 상승하는 등 재무부담이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2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중국 반독점심사 승인을 받으면서 1단계 인수를 마쳤다. 1차 인수 대상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과 중국 대련 팹(Fab) 등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연결 재무상태표에 △재고자산 및 유형자산 8조6000억원 △무형자산 1조7000억원이 반영됐다.

총 계약금액 90억 달러 중 70억 달러를 1차로 인텔에 지급하면서 현금은 약 7조5000억원 줄었고, 나머지 20억달러의 2차 인수대금 부채도 반영됐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 3월께 2차 인수대금을 지급하고 낸드플래시 웨이퍼 연구개발(R&D), 대련 팹 운영 인력을 비롯한 관련 유·무형자산을 이전받을 예정이다.

한기평은 "인텔 낸드 사업 양수과정에서 차입금이 증가했는데 재무부담의 완화 여부는 신용평가 상의 주요한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를 통해 낸드 부문의 시장지위가 상승해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최근 영업실적 개선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제고되면서 재무부담을 상당부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은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은 "D램은 견조한 서버 수요가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공급망 이슈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비트 성장세를 이어가고, 낸드는 서버 교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sSSD·cSSD 모두 높은 성장세를 보여 전체 시장 성장세와 이에 따른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반등했던 PC 수요가 감소하고, 공급망 차질에 따라 세트 수요도 이연되면서 메모리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은 단기적으로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전반적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기평은 "하반기 들어서는 TSMC, UMC, SMIC 등 파운드리 업계가 점진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충함에 따라 비메모리 수급이 원활해져 메모리반도체도 완연한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나타나는 반도체 시장의 공급체인 변화와 순환주기의 단기화 등은 향후 SK하이닉스의 실적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42조9978억원, 영업이익 12조410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창사 이래 최대 기록이며 영업이익은 지난 2018년(20조8437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신용등급은 지난 2018년부터 AA(안정적)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