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시 신규 공장 투자설이 거듭 확산되자 곤혹스러움을 내비쳤다. 중장기적 플랜 중 하나로 검토하던 청주 신규 투자 방안이 마치 결정이 임박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어서다. 청주시는 최근 SK하이닉스의 신규 투자를 지원하는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SK하이닉스는 18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2026년 예정대로 준공되면 그 시점에서 생산능력(CAPA)의 적정성 등과 관련해 반도체 수요전망을 해가면서 향후 생산능력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라면서 "생산능력이 추가적으로 필요한지, 늘린다면 청주를 포함해 어느 지역이 효율적일지 복합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향후 시장 상황을 전망하면서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신규 투자와 관련해 결정된 바는 없다"며 "오히려 외부에서 청주 투자를 기정사실화 해가면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 같아 난처해졌다"고 덧붙였다.

최근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가 충청북도 청주시에 신규 공장을 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연이어 제기된 바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청주에 M17 공장을 새로 지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투자설까지 나왔다. 나아가 청주시는 지난 13일 한국전력 등 외부기관과 함께 TF를 꾸려 SK하이닉스의 신규 투자를 대비한다고 밝혔다.

청주시 측은 "SK하이닉스가 청주 투자에 대한 공식적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공장 신설을 결정했을 때 사업을 신속한 지원을 위해 TF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생산시설(M11·M12·M15)을 갖춘 데 이어 지난 2019년 6월 청주테크노폴리스 3차 부지에 약 43만3000㎡ 규모 산업용지도 확보해둔 상태다. 신규 투자와 착공이 수월한 조건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청주를 포함한 기존 부지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향후 수요예측에 기반해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최소 수 개월에서 1~2년까지 시장 상황을 살펴야 해 지금 시점은 계획을 확정지을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신규 투자라는 시그널이 시장에 영향을 미쳐서 수요와 공급의 왜곡이 발생할 수도 있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아직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도 하지 못한 상태인데다가 ARM 인수 계획도 세우고 있어 청주 신규 투자를 결정하기엔 불확실성이 많은 시점"이라며 "굳이 이 시점에 신규 투자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과 지자체의 욕심이 투영된 모습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