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이 경영에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80.1%가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답했다. 유가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 84.8%가 '6개월 이내'로 전망했다.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기업은 전체 중 76.2%에 달했다. 이들은 영업이익이 평균 5.2%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유가 상승으로 기존 투자 계획을 축소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76.2%로, 투자 규모는 평균 2.7% 정도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경우 응답 기업 70.1%가 적자로 전환한다고 답했다. 적자전환 유가는 평균 142달러다. 또한 국제 유가가 200달러 이상이 될 경우에는 모든 기업이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유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외 원가절감(32.8%) ▲제품 가격 인상(24.3%) ▲전기 등 대체 에너지 사용 확대(11.2%) ▲신규 투자 등 생산성 향상(10.7%)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필요한 정부 지원 정책으로는 ▲원유 관세 인하(37.1%)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 안정적 에너지 수급처 확보(25.6%) ▲정부의 원유 비축물량 방출(14.1%) ▲4월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 관세 인하 연장(13.3%) 등을 제시했다.
한편, 기업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원유 수급 및 원유 가격 상승 피해(35.8%) ▲석유화학 원자재(나프타) 수급 및 가격 상승(27.1%) ▲러시아 금융제재로 인한 대금 거래 애로(12.6%)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의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거나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에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원유·LNG 등의 관세를 인하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노력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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