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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2.0 새로운 폭탄 돌리기
원재연 기자
2022.06.02 08:22:37
② 국내 거래소들 상장 기피…"근본적 문제 개선 없어"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1일 16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원재연 기자] 급격한 가격 폭락을 겪은 가상자산 '루나'를 발행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가 새로운 가상자산을 '루나 2.0'을 시장에 내놨다. 하지만 새로운 루나 2.0 역시 발행 3일 만에 가격이 널뛰기를 하며 불안정한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폭락 2주 만에 발행된 새로운 가상자산이 기존 루나의 실패 원인을 보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루나 2.0의 에어드롭은 지원했다. 하지만 거래소 상장은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히며 꺼리고 있다. 



◆ 루나 2.0 '가격 널뛰기' 

 

테라-루나 사태를 일으킨 테라폼랩스는 기존 루나를 '루나클래식(LUNC)'으로 바꾸고, 새로운 루나 2.0을 28일 발행했다.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테라(UST) 또한 '테라클래식(USTC)'으로 이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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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 2.0은 한국시간 28일 오후 개당 17.8달러(약 2만2000원)에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됐다. 하지만 루나 2.0은 거래소 상장 직후 가격이 최저 4.85달러까지 하락했다. 고점대비 약 72%하락이다. 이후 재반등과 하락을 반복하며 널뛰기하는 모습이다. 31일 코인마켓캡 기준 루나 가격은 8.4달러(약 1만1000원)였다. 


루나 2.0 발행 목적은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이다. 테라폼랩스는 가격대가 무너진 기존 루나와 테라 보유자들에게 보유 비율에 따라 2.0을 무상으로 에어드롭했다. 투자자들은 에어드롭된 루나 2.0을 즉시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 루나 상장 꺼리는 국내 거래소

 

가격 폭락 사태 이후에도 대형 해외 거래소들은 대부분 루나클래식의 상장을 유지하고 새로운 루나 2.0  또한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루나 2.0을 상장한 가상자산 거래소는 바이낸스, 후오비, 비트파이넥스, 쿠코인 등이다. 


해외 거래소들이 권도형 대표가 이끄는 테라의 가상자산들을 계속 지원하는 이유는 마진 거래 때문이다. 루나 거래량 대부분은 해외 거래소에서 이뤄지는 디파이, 선물상품 등이 차지하고 있다. 일례로 대형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거래소와 투자자 소유의 UST를 테라폼랩스 디파이 상품인 앵커에 예치해왔다. 


하지만 국내 거래소의 경우 마진거래를 지원하지 않는다. 국내법에서 거래소의 마진거래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 하지만 정부의 부정적 시각이 강해 거래소들은 현물 거래 외의 상품을 쉽사리 내놓지 못하고 있었다. 앞서 코인원은 지난 2018년 마진거래 운영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3년 후인 지난해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다. 


루나 거래량의 대부분을 해외 거래소들이 차지하다 보니 국내 거래소들의 루나 거래량 비중은 크지 않다. 지난 24일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간담회에서 "국내 거래소의 루나 거래량은 전체의 1%"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 거래소들의 루나 거래 포기도 어렵지 않았다. 국내 거래소들은 루나 2.0 발표 이후 새로운 가상자산의 에어드롭은 지원하겠지만 상장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비트는 "루나 2.0은 거래지원 종료된 디지털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업비트의 루나 거래 지원 중 1차 스냅샷이 진행됐으며 해외 거래소 등에서 루나 2.0의 에어드롭을 공식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루나 2.0 에어드롭 지원이 업비트 거래 지원을 담보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 간판만 바꾼 루나 2.0…새로운 폭탄 돌리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루나의 취급을 꺼리는 것은 비단 거래량뿐만이 아니다. 시장에서는 이미 신뢰를 잃어버린 테라폼랩스가 기존 취약점을 보완하지 못한 채 새로운 가상자산을 또다시 내놨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가상자산 에어드롭이 소액 투자자들을 현혹해 기존 고래(코인 대량 보유자들)와 기관 투자자들의 '탈출'수단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다. 


그간 테라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스테이블코인으로서의 안정성이다. 테라폼랩스의 가상자산 UST는 달러와 연동된 알고리즘형 스테이블코인으로 별도 담보 없이 또 다른 가상자산 루나와 연동만으로 가격을 유지했다. 


테라폼랩스는 루나 외에도 손실 보전 등을 위한 준비금으로 비트코인 8만개를 보유했다. 하지만 이번 테라-루나 사태로 루나의 가격이 급락하고 UST 가격도 폭락하자 준비금만으로는 손실을 메울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루나 2.0에서 이와 같은 문제점에 대한 별도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테라폼랩스는 루나클래식에서 제공하던 20%라는 높은 이자율을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루나 2.0은 또다른 '폭탄돌리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에어드롭을 받은 기존 투자자들은 루나 2.0 매도로 손실을 일부 보전할 수 있다. 새로 진입한 투자자들이 루나 2.0으로 수익을 보기 위해서는 테라의 구조가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이미 테라폼랩스의 신뢰가 떨어진 상황에서 같은 생태계가 지속 가능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교수는 "루나는 관성을 상실하고 소멸 직전 단계까지 갔기 때문에 사실상 도약의 에너지를 거의 상실했다"며 "이미 테라 시가총액이 루나의 시가총액을 초월해 루나로 테라의 가치를 지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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