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대가 조지 소로소는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 자신이 고안한 '재귀성 이론'을 사용해 왔습니다. 주가가 펀더멘털이라는 독립변수에 따라 변화하는 종속변수라면, 누구나 펀더멘털을 통해 주가를 예측할 수 있겠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소로스는 주가와 펀더멘털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상호 종속변수의 관계에 놓여있다고 봤습니다. 또 주가는 현재 유행하는 '추세'와 시장을 지배하는 투자자들의 '착각'의 결합이라고 주장했죠. 사람들의 의견이 반영된 주가가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고, 이에 따라 펀더멘털이 약해지거나 강해지면 또 주가가 이에 반응한다는 설명입니다.

투자자들의 의견이 시장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환경 속에서 중요한 건 선택의 옳고 그름이 아닙니다. 실제로 소로스는 자신의 투자 판단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대신 불확실성 속에서 성공하면 더 큰 돈을 벌고 실패해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데 집중합니다. 잘못 판단했다는 점이 명확해지면, 포지션을 고수하는 대신 빠르게 청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래 없이 풀린 유동성은 주식 시장의 활황기를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열기가 식고 있죠.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환경에서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황에 맞춰 포지션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현재 한국 투자자들은 성장 기술주의 영광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주식 보관규모와 지난 1개월 순매수 규모 모두에서 3배 레버리지 ETF들이 상위 50위 안에 다수 이름을 올리고 있죠. 

가치 투자는 거시 환경 변화에 관계 없이 '뚝심'을 지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기술주의 기반 기술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더라도, 적자 성장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시기에는 일보 후퇴했다가 적절한 시기에 재진입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