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IBK자산운용이 핵심 사업부문인 주식운용본부 총괄 임원을 교체했다. IBK운용의 산증인이나 다름 없는 김현수 본부장(상무대우)에게 주식파트 권한을 맡겼다. 김 본부장은 국내 증시가 악화돼 있는 가운데서 주특기인 연기금 쪽 자금과 중위험‧중수익 전략으로 수익기반을 넓혀나가겠다는 포부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K운용은 지난 1일, 김현수 전 액티브1팀장(이사)을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개인사유로 회사를 떠나게 된 신동걸 본부장의 후임자로 발탁됐다.

회사 안팎에서 김 본부장이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담당 업무인 주식운용 파트에서만 20여년의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며, IBK운용에 대한 이해도를 겸비한 인물인 까닭이다. 서울대 공대(섬유고분자공학) 출신으로 지난 1999년 동원투자신탁운용(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입사하며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자문사를 거쳐 2007년 IBK운용에 합류했다. IBK운용이 2004년 설립된 점을 고려하면 초창기 멤버인 셈이다.

김 본부장은 7일 팍스넷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취업 준비를 하던 1999년 당시는 국내에 IT붐이 불었던 시절이라 운용업계에 공대 전공자가 희귀했다"며 "입사지원서를 냈던 첫 회사에서는 (본인의) 특이한 배경을 장점으로 보고 채용을 해준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 본부장이 업계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건 'IBK 그랑프리 한국대표(주식)'를 통해서다. 그가 해당 펀드의 운용역을 맡았던 2008년에서 2015년 무렵까지 IBK 그랑프리 한국대표는 누적수익률이 100%를 웃돌며 회사의 간판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이후부터 김 대표는 리테일 파트에서 물러나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자금을 관리하는 일에 주력해 오고 있다.

김 본부장이 직전까지 팀장을 맡은 액티브1팀은 주로 연기금 기금을 담당하는 곳이다. 1팀과 함께 액티브2팀(중소형), 액티브3팀(성장형), ESG‧리서치팀이 국내 주식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해외투자팀, 패시브팀, 주식트레이팀까지 총 7개팀이 본부에 꾸려져 있다. 김 본부장은 액티브팀 인력을 충원해 본부의 주력인 국내 주식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현재 업계에서 한창 때인 30대 중반에서 후반에 해당하는 매니저의 쇼티지(공급부족)가 심한 편인데, 다각도로 유능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 강화와 함께 먹구름이 가득한 시장 상황을 헤쳐갈 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본부장은 "대내외 환경 악화로 인해 투자심리가 얼어 붙고 있지만 IBK운용의 장점인 성장형 포커스 운용스타일을 잘 다듬어서 고객들에게 알파 수익을 드리고자 한다"며 "아울러 아직 300억원 규모로 덩치가 작지만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IBK 가치형 롱/숏 펀드'를 주력해 키워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이 오랜 경험을 가진 연기금 자금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그는 "오는 2030년까지 향후 10년 동안은 연기금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좋은 만큼 연기금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 수익기반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