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더블유씨피(WCP)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다가오면서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은 KB증권·신한금융투자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기업가치 3조원에 도전하는 대어인 만큼, 적잖은 수수료 수익이 예상돼서다. 대형 IPO 대표주관으로 시장 내 입지를 넓힐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WCP는 다음달 1~2일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수는 900만주(신주 734만344주, 구주 165만9656주)로 공모가 희망밴드는 8만~10만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조7207억~3조4010억원으로 일반 공모청약은 같은달 8~9일 진행한다. KB증권·신한금투가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일단, 시장은 WCP의 IPO 성공을 낙관한다. 최근 투자자 관심이 높은 2차전지 배터리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데다 실적 성장·상장 후 청사진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평가액 대비 할인율도 평균치(22.4~37.1%)보다 높은 30.4~44.3%를 반영하며 시장 친화적인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IPO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은 KB증권·신한금투도 수수료 수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모양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두 증권사는 IPO 인수수수료로 각각 57억원, 43억원을 수령할 예정이다.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 IPO(196억원, 98억원) 이후 최대규모다. 공모가 희망밴드 하단 기준인 만큼, 공모흥행 여부에 금액은 변동될 수 있다.

지분차익도 주목된다. KB증권은 지난해 9월 WCP 보통주 200억원을 취득했다. 신한금투도 같은달 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두 증권사가 보유한 WCP 주식은 각각 25만5394주, 28만9586주다. 1주당 취득 금액은 4만5873원으로, 공모가 희망밴드 기준 74.4~118%의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대형 IPO 대표주관으로 시장 내 입지를 넓힐 기회를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22년 상반기 팍스넷뉴스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의 올해 상반기 IPO 대표주관 실적(스팩·재상장·코넥스 제외) 규모는 2조9062억원으로 압도적인 1위다. WCP IPO로 3800억원대 실적을 쌓아 경쟁자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다.

신한금투는 IPO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신한금투는 최근 1~3부로 구성된 IPO 본부를 신설하고 이달 초에는 NH투자증권에서 주식발행시장(ECM) 부서장을 맡았던 서윤복 이사를 IPO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그동안 중·소형 딜을 대표주관했지만, WCP IPO를 통해 대형 딜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원스토어 등 조 단위 대어들은 주식시장 위축에 IPO 일정을 철회·연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이 WCP IPO를 성공시킨다면 추가 딜(Deal) 수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현재 KB증권·신한금투는 기업가치 5조~6조원이 예상되는 LG CNS의 상장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공모구조나 사업 성장성 등을 고려했을 때 WCP의 IPO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변수인 상황에서 두 증권사가 IPO를 성사시킨다면 그 어느때보다 의미있는 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