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준 기자] 서희건설이 금융투자 손실로 또다시 당기순이익을 까먹었다. 본업인 건설업에서는 매출액을 끌어올리며 선방했지만, 순이익 감소로 빛이 바랬다. 최근 금리 인상에 글로벌 경기 하락세도 뚜렷해 서희건설의 금융자산 가치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희건설은 2분기 매출액 4070억원, 영업이익 638억원, 순이익 27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6.4% 성장했지만, 순이익은 53% 감소했다.

순이익 감소는 서희건설이 투자한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가치 하락이 주로 영향을 미쳤다.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은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으로 구성됐다. 유동자산은 상장주식과 집합투자증권이 있으며, 비유동자산은 투자전환사채와 지분증권이 있다. 이 중 가치가 하락한 것은 유동자산의 상장주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2분기 서희건설의 순금융 손익을 살펴보면 수익은 37억원이었으며, 손실은 219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다. 1년 전 순금융 수익 179억원, 손실 9억원과 비교하면 손실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특히 올해 초 기준 금리 인상으로 이자수익도 늘었지만 이자 비용도 함께 증가했다. 올해 2분기 이자수익은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억원에 비해 두 배 늘었다. 이자비용도 올해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13억원보다 늘어났다.

환율 급등에 따라 외환차익도 커졌다. 올해 2분기 10억원으로 1년 전(1억9000만원)의 5배 수준이다.

2분기 순금융손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평가손실은 157억원,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처분손실은 47억원이다. 202억원의 손실이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에서 발생했다. 반면 전년 동기의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의 평가이익과 처분이익은 가각 135억원, 23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한 주식 중 가치하락이 가장 컸던 국내 종목은 삼성전자로 반기 동안 25억원의 평가가치가 하락했다. 해외 종목 중에서는 테슬라가 53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외에도 평가가치의 하락폭이 컸던 종목은 네이버(-13억원), 카카오(-12억원), 삼성전기(-14억원), 마이크로소프트(-12억원), 알파벳(-11억원), 엔비디아(-22억원) 등이다. 투자한 상장주식의 지난 6개월간 평가액은 총 231억원 하락했다.

투자한 주식의 규모도 최근 큰 폭으로 줄였다. 서희건설은 상반기 동안 보유한 상장주식을 660억원치 처분했다. 앞서 보유한 상장 주식은 1393억원 규모였으나 1년 사이에 절반이 줄었다. 총 금융자산도 지난해 2267억원에서 올해 1491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본업인 건설업의 경우 실적이 양호한 편이다. 건축, 토목, 플랜트를 모두 합산한 시공실적은 올해 2분기 7433억원으로 전년 동기 6095억원보다 21% 늘었다.

서희건설은 이러한 외형 성장을 통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지난해 23위에서 올해 2계단 오른 21위를 기록했다. 시공능력평가액도 지난해 1조8174억원에서 올해 2조2746억원으로 25%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