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부산에 후오비코리아 본사를 이전하고, 중국의 우수한 블록체인 기술자들을 흡수해 새롭게 도약할 것입니다. 부산을 새로운 '개발자들의 도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

최준용(사진) 후오비코리아 대표는 28일 팍스넷뉴스와 만나 "본사의 기술력을 껴안고 부산을 후오비의 '중심축'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후오비코리아는 중국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후오비글로벌의 한국 법인이다. 지난 2018년 국내 법인을 설립했다. 국내 법인은 2021년 1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인증을 획득했다. 

최 대표는 가상자산사업자 인증 획득 이후인 지난 4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최 대표는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북경대학교 MBA를 수료하고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리고 KT차이나 대표이사를 역임하기도 한  '중국통'이다. 

후오비코리아는 지난달 부산시와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 추진을 위해 손을 잡았다. 연내 후오비코리아는 부산시로 본사를 이동하고 본격적으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바이낸스, FTX와 함께 '부산 디지털 거래소' 설립에도 참여한다. 

최 대표는 "후오비글로벌은 2020년까지 글로벌 마켓셰어를 20%까지 차지했지만 각 국의 규제와 환경 변화로 매출과 거래량 모두 주춤한 상태"라며 "현재 후오비가 한국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중국 대형 거래소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한국이 흡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분석했다. 

후오비글로벌은 중국인 창업자 리린이 설립해 중국을 기반으로 성장한 거래소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해 9월 가상자산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 역시 중국 본토 투자자 서비스를 중단했다. 

중국계 자금이 막혀버린 후오비글로벌은 큰 타격을 입었다. 최근에는 매출 급감으로 인원 감축을 진행했다. 리린 창업자는 후오비의 정상화를 위해 자신의 지분 일부 매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 대표는 "한국은 규제 측면에서는 트래블룰을 전 세계 최초로 시행하는 등 앞서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또한 부산시는 '블록체인 특구'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만큼 후오비가 새로운 기반을 가질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의 자체 거래소 설립 계획에 대한 기대감도 남다르다. 부산시는 지난 2018년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로 지정됐다. 지난해부터는 자체 거래소를 설립을 준비해왔다. '부산 디지털자산 거래소'는 시가 중앙 거래소 역할을 하고, 산하에 여러 중소 거래소를 두는 '통합거래소' 형태로 구상되고 있다. 

그는 "부산은 특구 지정 이후 여러 핵심 인재들과 기술자들이 몰리고 있어 장기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개발자들의 도시가 될 것으로 기다 한다"며 "후오비코리아 역시 본사 이전 이후 최대 1500명까지도 개발자 위주로 인원을 확충해 부산의 '블록체인 생태계'확장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시 진출로 후오비코리아는 또 다른 과제인 '실명확인 입출금계좌(이하 실명계좌)' 획득도 노리고 있다. 지난해 가상자산 사업자 인증은 획득했지만, 은행으로부터 끝내 실명계좌를 받지 못했다. 후오비코리아는 지난해 원화거래 지원을 중단하며 거래대금이 일년만에 약 72% 감소했다. 

앞서 부산시는 통합거래소 설립 계획을 밝히며 부산시로 이전하는 거래소들에 부산은행과의 실명계좌 계약을 도울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후오비코리아가 부산 이전 이후 새로운 실명계좌 확보를 기대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최 대표는 "현재 한국의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일부 거래소들의 '과점', 혹은 거의 '독점' 형태"라며 "부산시의 지원으로 여러 거래소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고, 국내 블록체인·가상자산 생태계가 더욱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