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제약, 오픈 이노베이션 위해 단기차입…괜찮을까
사측, 유동성 풍부해 문제 없단 입장…시장, 2019 발행 CB 변수될 수도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4일 10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동제약 사옥(출처 = 경동제약)


[딜사이트 정혜민 기자] 경동제약이 외부서 조달한 단기 자금을 통해 바이오 기업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회사 측은 신약 개발을 위한 미래 투자고 유동성이 풍부한 터라 문제없단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있는 만큼 무분별한 투자가 독이 될 수도 있단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동제약의 지난해 단기차입금은 2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44.8% 급증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총차입금 중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86.9%에 달한다는 점이다. 


단기차입금 급증은 경동제약이 재무적 투자를 늘린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최근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들에 대한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아울러 자금 사정이 팍팍한 자회사와 관계사에도 적잖은 자금을 투입했다.


실제 경동제약은 지난해 ▲약효지속형 바이오의약품 개발 벤처기업인 아울바이오에 20억원 ▲뇌질환 유전자 치료제 기업 ANL바이오 30억원 ▲바이오의약품 원료(API) 개발 기업 세레스에프엔디에 6억원을 투자했다. 


아울러 ▲프렌드신기술사업투자조합49호 20억원 ▲경동인터내셔널 60만주(30억원) ▲케이디파마 25만주(2억5000만원) 등 자회사 지분 취득은 물론, ▲스마트대한민국경동킹고바이오펀드에 27억5000만원 ▲야나두 11억원 ▲레티튜 3억원 등 관계기업 투자에도 적잖은 자금을 투입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4월) 초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으로 사옥을 이전한 것도 단기차입금 증가를 부추긴 요인이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경동제약은 2020년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스마트K빌딩 전층을 283억원에 분양 받았는데, 계약금과 중도금을 제외한 잔금 100억원 가량을 올 초 지급한 바 있어서다.


이에 대해 시장 한 관계자는 "다른 제약사와 마찬가지로 경동제약 역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다 보니 외부서 조달한 자금이 늘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지나친 투자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의 이 같은 전망은 경동제약의 보유 현금은 물론, 수익성 지표 역시 뒷걸음질 치고 있는 가운데 2019년 발행한 28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에 대한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451억원으로 전년 대비 9.8%나 감소했고,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150억원으로 같은 기간 15.6% 줄었지만 단기차입금은 언제든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원매자들이 2019년 발행된 CB에 대한 조기상환을 요구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13일 종가기준 경동제약의 주가는 7450원이고, 내년 9월 만기도래 하는 CB의 전환가액은 8212원이다. 아울러 원매자들은 3개월마다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이른 시일 내 주가를 부양하지 못할 경우 조기상환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고, 이렇게 되면 경동제약이 외부서 자금을 조달해 메우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단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경동제약은 자사의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걱정 없단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바이오벤처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나가는 기조는 올해도 이어갈 것"이라며 "더욱이 올해는 판매대행사(CSO)를 통한 영업과 마케팅으로 판매 경로를 다각화하고, 신제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어 실적 전반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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